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달 발생한 여수 직업계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고가 현장실습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1인 사업주만 있는 영세업체를 실습대상으로 선정한 데서 비롯됐다고 1일 밝혔다.
이 업체 대표는 현장실습생을 지도해 본 경험이 없고, 안전이나 노동 관련 법령에 대한 기본지식도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익위 점검 결과 교육청, 학교는 취업률이 각종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전공과 관계없는 분야나 기업주 1인만 있는 소규모 영세업체에도 현장실습을 보내고 있었다. 기업은 현장실습생을 값싼 노동력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으며, 근로감독관은 실습기업 정보를 몰랐다. 관리대상 기업이 많아 1인 영세업체는 아예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였다.
권익위는 신규·영세 실습기업일수록 사전 교육과 사후 점검 등을 중점 관리하고 현장실습 기업 정보를 고용노동지청과 공유하도록 했다. 교사와 근로감독관이 합동으로 현장을 점검할 것을 제안했다.
양종삼 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직업계고 현장실습생도 귀중하게 대우받아야 할 인격체"라며 "가슴 아픈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개선 권고방안이 현장에서 조기에 이행되도록 주기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요트레저 업체에서 실습을 하던 특성화고 3학년생 홍군은 지난달 6일 오전 여수시 웅천동 요트 선착장에서 7톤급 요트 바닥에 붙어 있는 해조류·패류 제거 작업을 하다가 바다에 빠져 숨졌다.
고용노동부가 재해조사 및 산업안전 감독을 실시한 결과 홍군이 일하던 요트레저 업체는 다수의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홍군에게 잠수 자격이 없는데도 잠수작업을 지시했다.
그동안 발생한 현장실습 사건·사고는 2017년 제주 생수공장 현장실습생 사망,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 자살에 이어 지난해 대전 현장실습생 성추행·폭행 사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