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에 '문화'를 입힌 신개념 공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집이 직장에서 돌아와 고단한 몸을 뉘는 '쉼'의 공간에서 다양한 놀이가 가능한 '여가' 공간으로 바뀌면서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주거공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거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에피소드 서초 393'을 최근 찾았다. 에피소드는 SK디앤디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주거공간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주거브랜드 '에피소드 101'을 서울 성수동에 처음 선보인데 이어 7월에는 2호점인 '에피소드 성수 121'을 오픈했다. 이번에 서울 서초동에서 오픈한 '서초 393'은 3호점이자 강남에 선보인 첫 공유주거다.
단지명인 '서초 393'은 전체 호실 수와 입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용공간 수를 합친 숫자다. 지하 6층~지상 16층 1개동 △전용면적 26.7~28.4㎡ 원룸형 182실 △전용 29.7~38.0㎡ 펫(애완동물) 특화 원룸형 98실 △전용 36.6~42.9㎡ 1.5룸형 70실 △전용 44.6-61.4㎡ 투룸형 28실 등 총 378실 규모로 조성됐다.
서초 393은 강남 첫 공유주택이다. 주거공간과 함께 입주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했다. 공용공간은 릴렉싱 라운지, 오피스 공간, 공유주방, 프라이빗 트레이닝룸, 세탁실, 회의실, 펫 플레잉 존 등이 대표적이다. 옥상에는 소규모 파티가 가능한 루프탑 라운지와 펫 놀이터도 구성했다.
릴렉싱 라운지는 입주민들이 휴식이나 업무를 위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카페 형식의 바 테이블과 함께 휴식이 가능한 소파, 대형 스크린 시설, 안마의자가 마련된 1인용 휴게실 등이 꾸려졌다.
최신 쿠킹 시설이 구비된 공유주방과 다이닝 룸에서는 지인들과 함께 자유롭게 요리를 해먹고 소규모 모임을 가질 수도 있다. 주말에는 전문 강사를 초빙해 다양한 수업이 진행된다. 주말마다 요리, 꽃꽂이, 도예 등 원데이 클래스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겨냥한 맞춤 상품이다.
1인용 PT나 필라테스 등이 가능한 운동공간도 있다. 최근 트렌트에 맞게 TV를 보며 홈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됐다. 반려견을 키우는 입주민을 위한 애견 놀이터, 애견 미용실 등 전용 공간도 있다. 향후 펫 전문 브랜드가 건물 내 입점해 반려동물 용품 판매와 데이케어·유치원·호텔 서비스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옥상에는 입주민을 위한 루프탑 라운지가 조성돼 입주민들이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다. 지하에는 세대창고와 세탁실, 오락실, 택배 보관실, 차량과 킥보드 등 공유모빌리티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배치됐다.
서초393 관계자는 "강남에는 오피스 빌딩이 많아서 야외에서 지인들과 가든파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서 "빌딩뷰를 보면서 여가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수요자들이)특히 만족하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단지를 방문해보니 반려견 입주민들을 위한 특화 설계가 돋보였다. 반려견을 키우는 입주민과 그렇지 않은 입주민들을 동선으로 구분해 서로 충돌하는 일이 없게 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반려견 전용 가구에는 미끄럼 방지 및 오염에 강한 인테리어 자재를 사용했으며, 소음에도 탁월하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현관, 가구, 화장실 등 공간 곳곳마다 반려견 시각에서 본 맞춤 설계가 돋보였다. 또 반려견이 승강기에 탑승할 경우에는 미리 주인이 버튼을 눌러 상대방에게 알릴 수 있게 했다.
SK디앤디 관계자는 "에피소드 서초는 펫 특화와 공간을 공유하는 개념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문화를 향유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을 우선시하는 등 거주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뀐 트렌트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에피소드는 '음식도 먹어보고 사고, 옷도 입어보고 사고, 물건도 써보고 사는데, 집도 살아보고 결정할 수 없을까?'라는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했다"며 "지금까지의 주거 브랜드가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경험들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초393은 1개월 단기임대부터 가능하다. 입주민에게는 가구와 가전, 인테리어 소품 등에 대한 구독 서비스, 월 1회 무료 룸 클리닝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임대료는 100만~300만원대, 보증금은 1000만~3000만원대다.
인근에 위치한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 아파트 전용 60㎡은 지난 7월 보증금 5억원, 월세 22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서초 H부동산 관계자는 "보증금과 임대료를 제외하고라도 단지 입지와 커뮤니티 시설, 입주민 편의 서비스 등을 비교하면 서초393이 1인~2인 가구에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디앤디는 올 연말 강남과 신촌, 수유 등 주요 지역에서 에피소드를 통해 18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