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반포 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故) 손정민씨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던 친구 A씨가 경찰에서 사실상 무혐의 결정을 받았다. 경찰은 25일 손씨의 유가족이 친구 A씨를 고소한 사건에 대해 불송치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손씨의 아버지는 이의제기 절차를 통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받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2일 손씨 유족이 A씨를 폭행치사 및 유기치사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4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23일 아버지 손현씨는 아들의 실종 직전 한강공원에서 함께 음주를 했던 친구에게 살인 책임이 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경찰은 고 손씨 뒤통수에 난 상처가 직접적인 사인으로 보이지 않는 점과 손씨가 실종 당시 입은 티셔츠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겨 재검정한 결과 혐의를 입증할 단서가 나오지 않는 점을 근거로 불송치결정을 내렸다.
경찰의 결정에 앞서 손현(숨진 손씨의 아버지)씨는 경찰의 결정에 이의신청을 예고했다. 손씨는 "불송치결정을 통지 받으면 그 내용을 보고 이의제기할 예정"이라며 "그래야만 (사건이) 검찰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24일 손현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서초서에서 故손정민씨의 유품을 받아왔는데, 인계서 리스트에 바지 주머니에 있던 마스크가 나왔다면서 이는 고 손씨가 타살을 당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손현씨는 "마스크가 주머니에 있다는 게 무슨 뜻이냐. 토끼굴에서도, 편의점에서도 꼭 마스크를 쓰고 있던 정민이는 술을 먹을 때 바지 주머니에 마스크를 잘 넣어뒀을 거다. 그러다 술이 올라 잠이 들었을 것"이라며 "정민이는 잠들었던 나무 옆에서 이동 없이 추락했다. 그 상태로 누군가에 의해 물에 들어갔기 때문에 마스크는 그대로 주머니에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불송치결정을 내려 사건을 마무리하더라도 고소·고발인이 이의를 제기하면 사건은 자동으로 검찰에 송치된다. 또한 검찰은 필요 시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에서 사건을 살펴보더라도 결론이 바뀔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견해가 좀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시각이 여론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사건처리 과정에서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은 높다.
앞서 경찰은 지난 6월 변사 사건을 내사 종결한 바있어 손씨 사망과 관련한 경찰 수사 절차는 현재 모두 마무리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