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자인 회장 “전기차 사업, 10년 내 부동산 대체”
23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은 회사 내부 회의에서 부동산 사업 축소를 골자로 한 회사 사업 재편 방향을 제시했다.그는 향후 완공된 부동산 상품만 판매하는 후분양 방식을 적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린만큼 헝다의 선분양 주택을 매수하려는 고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부동산업계는 그동안 우리나라와 같이 주택 등 건물을 짓기 전에 고객들에게 분양을 하는 선분양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어 쉬 회장은 “지난해 7000억 위안(약 129조원)이던 부동산 사업 매출이 10년 이내에 2000억 위안(약 36조9000억원) 수준으로 7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개발 건설 규모를 대폭 줄이겠다는 얘기다.
대신 앞으로 10년간 헝다의 부동산 산업을 대체할 사업은 전기차 사업이 될 것이라고 쉬 회장은 밝혔다.
지속되는 디폴트 위험 속 진척 더딘 전기차 사업 재편
그러나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헝다그룹은 앞서 23일 달러 채권 지급 유예기간 종료를 앞둔 21일 8350만 달러(985억원)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가까스로 상환하면서 디폴트 위기를 모면했다.그러나 오는 29일 지난달 유예한 달러채 이자 475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하며, 30일에도 1425만 달러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이달 12일 달러채 3건에 대한 이자 총 1억4800만 달러(약 1748억원)도 내지 못했다. 이자 지급일로부터 30거래일이라는 유예 기간이 있어 아직 디폴트로는 분류되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헝다자동차는 2019년 설립 이후 생산 모델을 3년째 공개하지 못할 만큼 사업 진척이 더디다. 헝다그룹 디폴트 위기에 일부 헝다자동차 임직원들의 임금 미지급 사태도 벌어진 적이 있다.
헝다그룹의 전기차 사업 재편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은 이유다. 홍콩 법무법인 코르배앤드킴의 존 한 파트너는 “헝다그룹의 방향성과 일부 이자 지급은 긍정적”이라면서 “그것이 헝다그룹의 지속적인 유동성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를 해결하지 못한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