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을 지낼 때인 2016년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논란이다. 한 남성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집무실 책상 위에 발을 올린 사진(아래)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둘러싼 이른바 ‘조폭 연루설’이다.
이 사진은 지난 9월말 온라인에 나돌기 시작했다. 장기표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9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남시의정감시연대 이윤희 대표가 제공한 사진”이라며 공개하며 퍼졌다. 그는 사진 속 주인공이 조폭이라면서 실명을 적기도 했다.
이 사진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파격적-탈권위적 시장 집무실 개방이라지만 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로 사진 주인공이 조폭이라면 이재명 대통령 후보에게 큰 하자가 될 거로 봤다. 그러나 ‘팩트체크’가 되지 않았다. 정치권, 언론도 확인이 안 되긴 마찬가지였는지 별 반향 없이 잠잠했다.
반대로 여당은 “평범한 영어 강사 정모씨”라며 반박했다. 성남시장실을 개방했을 당시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한 의원은 과거 개그맨 양세형씨가 이 후보를 인터뷰한 장면을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컨텐츠인 <양세형의 숏터뷰>를 유튜브에서 찾아봤다. 이 컨텐츠는 2016년에서 2018년까지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을 파격적인 방식으로 거침없이 인터뷰해 인기를 모았다. 필자도 관심을 갖고 즐겨 본 참신한 프로그램이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몇몇 정치인 인터뷰가 특히 재미있었다.
이재명 시장 인터뷰편은 1,2편으로 나눴는데, 아래 동영상을 캡처한 사진은 2편 4분 50초 장면이다.
양세형=(시장 의자를 뒤로 젖히고 머리를 기댄 채) 제가 좀 건방지게 한 건 아닌지, 죄송합니다. 제가 원래 그렇지 않은데 그게 컨셉 때문에…
이재명=원래 이 자리는 제 자리도 아니고, 성남시민들이 주인이라 (양세형씨가) 여기 앉으셔도 아무런 부담이 없거든요. 주무시고 가셔도 돼요.
양세형=좀 더 편하게 해도 돼요?(신발 신은 두 다리를 책상 위에 올린다)
이재명=오, 신발 좋네요
▶성남시장실은 과거엔 ‘아방궁’으로 불렸다. 경기도지사 사무실보다 넓은 면적에다 시청사에서 가장 높은 9층에 위치했다. 집무실 뿐 아니라 침대 등을 갖춘 내실, 화장실도 있었다. 그 공간이 무려 130㎡에 달하고 비서실과 접견실, 고충처리민원실까지 포함하면 총 447㎡였다. 국민주택 5채 이상이 들어가는 아방궁, 자체였다.
그런데 이재명 시장은 2010년 취임 이후 기존 시장실 대신 2층 ‘작은 도서관’을 시장실로 바꿨다. 집무실 62㎡, 비서실 66㎡, 회의실 겸 민원상담실 155㎡, 개조 비용은 2000만원 들었다. 이 새로운 시장 집무실에서 논란의 사진이 촬영됐고, 양세형 인터뷰도 진행됐다.
▶정치 풍자 개그가 사라진 요즘, 개그맨 양세형씨가 다양한 정치개그 콘텐츠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대선 주자들을 잇달아 등장시킨 '집사부일체' 방식보다는 <양세형의 숏터뷰 2021-22 버전>으로 말이다. 대선 후보와 부인 및 가족, 그 캠프 주요 인사들을 만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이재명 후보를 만날 때는 조폭 스타일로 하면 더 재미있는 그림이 나올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