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선거(총선)가 12일간의 레이스에 돌입했다. 일본 현대 역사상 가장 짧은 선거전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권 심판 여론이 힘을 얻으며, 집권 여당인 자유민주당(자민당)은 바짝 긴장한 상태다. 야권 역시 대규모 선거 연합을 단행하며 '정권 교체'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9년이나 이어진 자민당 장기 집권을 종식하는 이변이 일어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일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외신은 이날부로 제49대 중의원 선거가 고시되며 각 정당의 유세전이 본격화했다고 전했다. 오는 31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투·개표를 진행하며 유권자는 각각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에 2표를 행사한다.
이번 총선은 전국 289개 소선거구(지역구)와 11개 권역의 비례대표(176석)를 합쳐 중의원 전체 465석을 새로 뽑는다. 전날 오후 5시까지 하루 동안 일본 전역에서 입후보한 인원은 1051명 수준이다. 소선거구와 비례대표에 각각 857명과 194명이 등록했다.
이는 현행 일본의 총선 제도가 시행된 이래 가장 적은 숫자다. 선거 연대(선거 공투)를 단행한 야당 세력의 후보 단일화 영향이다. 이전 최저 출마자는 앞서 2005년 총선 당시의 1131명이며, 앞서 지난 2012년 48회 총선에는 1180명(소선거구 936명, 비례대표 244명)이 입후보했다.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각각 336명과 53명이 출마했으며, 선거 연대에 나서는 야당 세력의 입후보자는 각각 △입헌민주당 240명 △공산당 130명 △국민민주당 27명 △레이와신센구미(令和新選組) 21명 △사회민주당(사민당) 15명 순이다. 이 외에도 △우익 성향의 정당인 일본 유신회 96명 △'NHK와 재판하고 있는 당(NHK당)' 30명 등이 후보에 등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일본 국민들의 집권 자민당에 대한 재신임·심판 성격이 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2012년 12월 총선부터 세 차례 연속 모두 단독 과반을 확보했던 집권 자민당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진한 코로나19 대응으로 여론이 악화하며 집권당과 일본 내각의 수장이 1년여 만에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기시다 신임 총리로 연이어 교체된 데다, 아베 정권 당시의 모리토모 학교 비리 사건을 비롯한 각종 비위 의혹의 불씨도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취임 4주 만에 총선을 치른다는 점도 악재다.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거나 패배에 가까운 성적을 낸다면 기시다 총리의 향후 국정 영향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기시다 총리는 승패를 가르는 기준으로 '연립 여당의 과반 확보'를 제시하며 다소 안정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연립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을 겨우 넘기는 수준의 결과를 낸다면, 이전 중의원보다 최대 72석이나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4일 해산한 제48대 중의원은 연립 정권을 구성하는 자민·공명당이 절대다수(65.6%·305석)를 차지했다. 전체 정원 465석 중 자민당과 공명당에 소속한 의원의 수는 각각 276명(전체의 59.4%, 지역구 210석·비례대표 66석)과 29명(지역구 8석·비례대표 21석)이었다. 뒤이어 △입헌민주당 110석 △일본공산당 12석 △일본 유신회 10석 △국민민주당 8석 △사회민주당 1석 △희망당 1석 △레이와신센구미(令和新選組) 1석 △NHK와 재판하고 있는 당 1석 △무소속 12석 △공석 4석 순이다.
일본 언론 등 일각에선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의 단독 과반(233석) 이상의 성적을 내야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정국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취임 1개월 만에 자민당의 단독 과반을 유지할 경우, 기시다 총리로서는 '선거의 얼굴'로서 선방했다는 평가와 함께 당과 내각에서 입지를 지킬 수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오는 31일 투표에서 연립 여당이 중의원 정원의 3분의 2(약 312석)를 차지한다면, 기시다 총리는 향후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닦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민·공명당의 이전 의석 수준을 넘어설 뿐만 아니라, 현재 자민당의 핵심 당론인 평화헌법 개정이 자력으로 가능해지는 정도다.
아베 전 총리를 비롯한 자민당 내 주류 보수파는 개헌을 통해 기존 평화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 조항 등을 추가하고 '전쟁할 수 있는 일본'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따라서,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각각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반면, 야당 세력은 이번 선거에서 9년 만에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목표로 자민당을 상대로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특히나, 입헌민주당을 중심으로 주요 4개 야당은 전면적인 선거 연대를 선언하고 213개 소선거구에서 후보 단일화를 단행했다. 이 정도 수준의 야권 연대는 그간 일본 현대 역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민주당은 지난 2012년 정권을 잃은 이후 분열했던 데다, 일본공산당과 민주당 세력은 일왕 옹립 여부 등의 정책 차이로 그간 관계가 좋지 않았던 탓이다.
자민당의 장기 집권 종식을 목표로 모인 범(汎) 민주당 세력과 일본공산당 등 야권은 아베 전 내각부터 이어진 자민당 정권의 실정과 비리 의혹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중의원이 해산한 지난 14일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기시다 내각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면서 "정치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아베 전 총리의 모리토모 학교 비리 사건을 언급하며 "국민의 믿음을 바라보는 것이 정치의 근간이지만, 자민당은 '숨기고 속이며 조작까지 하는 정치'를 펼쳤다"면서 이번 중의원 해산 결정을 '도망'에 비유하고 일본 민주주의 역사의 '유감'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일본공산당 수장인 시이 가즈오 일본공산당 중앙위원회 간부회 위원장 역시 같은 날 당 회의에서 "정치를 바꾸려면 자민당 정치 자체를 끝내는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 호소했고, 지난 19일 첫 거리 유세에선 "정권 교체를 위해선 진정한 야당의 공동 투쟁이 필요하다"면서 "자민당의 정치를 끝내고 야당이 연합한 새 정부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다만, 야권 세력의 전면적인 연대에도 야당의 지지율이 부진한 상태에 머물며, 야권의 선거 공투가 크게 부각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16∼17일 교도통신이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이번 총선의 소선거구 투표에서 자민당 후보를 찍겠다고 한 이들은 32.9%였고, 입헌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답한 경우는 9.2%였다. 비례대표 투표에서 자민당과 입헌민주당을 선택한 응답자는 각각 29.6%와 9.7%였다.
특히, 정당 지지율 역시 자민당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같은 조사 응답자의 49.1%가 자민당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입헌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반응한 이들은 10.4%에 불과했다. 뒤이어 일본공산당 4.7%, 일본유신회 4.3%, 공명당 3.1% 등의 순이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어디에 표를 던질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부동층은 지역구 투표자의 40.3%, 비례대표 투표자의 39.4%에 달하기에, 막판까지 여야 어느 쪽도 안심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편,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이 지난 13일 공개한 정치홍보시스템연구소와의 중의원 선거 판세 공동 분석 결과에선 자민당이 244석을 확보해 단독 과반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지난 19일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외신은 이날부로 제49대 중의원 선거가 고시되며 각 정당의 유세전이 본격화했다고 전했다. 오는 31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투·개표를 진행하며 유권자는 각각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에 2표를 행사한다.
이번 총선은 전국 289개 소선거구(지역구)와 11개 권역의 비례대표(176석)를 합쳐 중의원 전체 465석을 새로 뽑는다. 전날 오후 5시까지 하루 동안 일본 전역에서 입후보한 인원은 1051명 수준이다. 소선거구와 비례대표에 각각 857명과 194명이 등록했다.
이는 현행 일본의 총선 제도가 시행된 이래 가장 적은 숫자다. 선거 연대(선거 공투)를 단행한 야당 세력의 후보 단일화 영향이다. 이전 최저 출마자는 앞서 2005년 총선 당시의 1131명이며, 앞서 지난 2012년 48회 총선에는 1180명(소선거구 936명, 비례대표 244명)이 입후보했다.
◇기시다, 자민당 '단독 과반' 못 채우면 국정 영향력 위험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일본 국민들의 집권 자민당에 대한 재신임·심판 성격이 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2012년 12월 총선부터 세 차례 연속 모두 단독 과반을 확보했던 집권 자민당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진한 코로나19 대응으로 여론이 악화하며 집권당과 일본 내각의 수장이 1년여 만에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기시다 신임 총리로 연이어 교체된 데다, 아베 정권 당시의 모리토모 학교 비리 사건을 비롯한 각종 비위 의혹의 불씨도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취임 4주 만에 총선을 치른다는 점도 악재다.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거나 패배에 가까운 성적을 낸다면 기시다 총리의 향후 국정 영향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기시다 총리는 승패를 가르는 기준으로 '연립 여당의 과반 확보'를 제시하며 다소 안정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연립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을 겨우 넘기는 수준의 결과를 낸다면, 이전 중의원보다 최대 72석이나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4일 해산한 제48대 중의원은 연립 정권을 구성하는 자민·공명당이 절대다수(65.6%·305석)를 차지했다. 전체 정원 465석 중 자민당과 공명당에 소속한 의원의 수는 각각 276명(전체의 59.4%, 지역구 210석·비례대표 66석)과 29명(지역구 8석·비례대표 21석)이었다. 뒤이어 △입헌민주당 110석 △일본공산당 12석 △일본 유신회 10석 △국민민주당 8석 △사회민주당 1석 △희망당 1석 △레이와신센구미(令和新選組) 1석 △NHK와 재판하고 있는 당 1석 △무소속 12석 △공석 4석 순이다.
일본 언론 등 일각에선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의 단독 과반(233석) 이상의 성적을 내야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정국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취임 1개월 만에 자민당의 단독 과반을 유지할 경우, 기시다 총리로서는 '선거의 얼굴'로서 선방했다는 평가와 함께 당과 내각에서 입지를 지킬 수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오는 31일 투표에서 연립 여당이 중의원 정원의 3분의 2(약 312석)를 차지한다면, 기시다 총리는 향후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닦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민·공명당의 이전 의석 수준을 넘어설 뿐만 아니라, 현재 자민당의 핵심 당론인 평화헌법 개정이 자력으로 가능해지는 정도다.
아베 전 총리를 비롯한 자민당 내 주류 보수파는 개헌을 통해 기존 평화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 조항 등을 추가하고 '전쟁할 수 있는 일본'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따라서,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각각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야권, 역대 최대 선거 연합...'장기 집권 종식·민주주의 회복' 목소리
반면, 야당 세력은 이번 선거에서 9년 만에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목표로 자민당을 상대로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특히나, 입헌민주당을 중심으로 주요 4개 야당은 전면적인 선거 연대를 선언하고 213개 소선거구에서 후보 단일화를 단행했다. 이 정도 수준의 야권 연대는 그간 일본 현대 역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민주당은 지난 2012년 정권을 잃은 이후 분열했던 데다, 일본공산당과 민주당 세력은 일왕 옹립 여부 등의 정책 차이로 그간 관계가 좋지 않았던 탓이다.
자민당의 장기 집권 종식을 목표로 모인 범(汎) 민주당 세력과 일본공산당 등 야권은 아베 전 내각부터 이어진 자민당 정권의 실정과 비리 의혹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중의원이 해산한 지난 14일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기시다 내각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면서 "정치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아베 전 총리의 모리토모 학교 비리 사건을 언급하며 "국민의 믿음을 바라보는 것이 정치의 근간이지만, 자민당은 '숨기고 속이며 조작까지 하는 정치'를 펼쳤다"면서 이번 중의원 해산 결정을 '도망'에 비유하고 일본 민주주의 역사의 '유감'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일본공산당 수장인 시이 가즈오 일본공산당 중앙위원회 간부회 위원장 역시 같은 날 당 회의에서 "정치를 바꾸려면 자민당 정치 자체를 끝내는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 호소했고, 지난 19일 첫 거리 유세에선 "정권 교체를 위해선 진정한 야당의 공동 투쟁이 필요하다"면서 "자민당의 정치를 끝내고 야당이 연합한 새 정부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다만, 야권 세력의 전면적인 연대에도 야당의 지지율이 부진한 상태에 머물며, 야권의 선거 공투가 크게 부각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16∼17일 교도통신이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이번 총선의 소선거구 투표에서 자민당 후보를 찍겠다고 한 이들은 32.9%였고, 입헌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답한 경우는 9.2%였다. 비례대표 투표에서 자민당과 입헌민주당을 선택한 응답자는 각각 29.6%와 9.7%였다.
특히, 정당 지지율 역시 자민당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같은 조사 응답자의 49.1%가 자민당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입헌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반응한 이들은 10.4%에 불과했다. 뒤이어 일본공산당 4.7%, 일본유신회 4.3%, 공명당 3.1% 등의 순이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어디에 표를 던질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부동층은 지역구 투표자의 40.3%, 비례대표 투표자의 39.4%에 달하기에, 막판까지 여야 어느 쪽도 안심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편,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이 지난 13일 공개한 정치홍보시스템연구소와의 중의원 선거 판세 공동 분석 결과에선 자민당이 244석을 확보해 단독 과반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