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한민국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컴퓨터 프로그램 알파고의 바둑대결이 펼쳐졌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이세돌 9단, 즉 인간의 승리를 점쳤지만 결과는 4대 1,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AI에 익숙하지 않았던 시절 이 대국을 바라보며 받았던 충격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로부터 불과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그새 인공지능, AI는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로서 산업,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생활 전반에 수많은 변화를 주도하면서 일상에서 누구나 사용하는 익숙한 단어가 됐다. 더구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장기화로 인해 강제적 일상이 돼버린 ‘비대면 사회’는 그 흐름을 한층 가속시키고 있다.
이제 시간이 지날수록 AI는 인류가 사용하는 단순한 기술이나 도구를 넘어 모든 생활체계와 지적 탐구에 없어서는 안 될 철학으로까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문제는 그러한 변화가 4차 산업혁명 시기를 지나면서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예측하기 어렵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지혜란 먼저 대비하고, 먼저 행동하는 것이다. 미래 불확실성을 AI 강국이자 선진국 지위를 공고하게 다지는 확실성의 기회로 반전시키는 것이다.
그 변화와 반전을 주도할 핵심 자원은 무엇일까? 사람이다. AI 강국을 향한 AI 기술 구현은 그것의 실행능력을 가진 인재 확보가 관건이다. 일은 데이터 가공과 분석 위에 올라선 AI가 하더라도 그것이 가능하도록 가치 있는 데이터를 찾아내고, 설계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재료나 자원이 없어도 오직 사람의 지식을 기반으로, 사람 그 자체가 시스템이 되어 각자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AI 산업은 결국 사람의 역량이 결과물의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당연히 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AI 인재가 결정하게 될 것이다.
세계 각국이 AI 인재육성에 사활을 거는 것은 이 때문이다. AI 강국으로 손꼽히는 미국과 중국은 전방위적인 재정 투입과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다방면으로 AI 인재 양성, 확보를 위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우리가 무엇보다 먼저 AI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하고, 또 쏟고 있는 이유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관악구도 올해부터 AI 인재 확보를 위한 발걸음에 동참했다. ‘관악S밸리’ 기반시설이자 서울대 캠퍼스타운 창업지원시설인 ‘창업HERE-RO3’에서 지역 내 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로봇 실습을 통한 AI 기초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미래 AI 인재가 될 학생들의 호응이 대단히 뜨겁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AI 시대에 걸맞은 AI 인재 양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AI 인재 확보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다. 몰아치는 AI 열풍에 마음이 급할지라도 AI 인재를 기르는 교육 정책과 제도를 차분히 만들어 나가며 세계 경쟁력을 지닌 우수한 인재 확보에 힘써야 한다. 한창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세계에 우뚝 설 기회를 붙잡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