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국감 실종] '대장동 의혹'으로 얼룩진 국감...정부 견제 취지 무색

2021-10-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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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국민의힘 대선병 걸렸다...도 넘은 정쟁 국감"

野 "대장동 수사 칼끝 이재명 향할 수밖에 없어"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수원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대장동 특혜 의혹'으로 온통 점철됐다. 여야 의원들은 내년 3월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린 국감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의 책임을 서로에 떠넘기기 바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대장동 특혜 의혹 한가운데에 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오는 18일과 20일 진행되는 경기도 국감에 직접 출석할 계획을 밝혀 14일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대장동 정쟁'이 내주 정점을 찍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감의 본래 취지인 행정부 견제와 민생 해결은 실종된 셈이다.
 
야당은 이날도 법제사법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교육위원회 등 상임위원회별로 열린 국감에서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한 질의를 이어갔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법사위 국감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부실 수사 및 수사 지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조 의원은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검찰이 확보한 유동규의 휴대전화가 몇 대냐"고 질문한 뒤 검찰 압수수색 이튿날 유씨가 휴대전화로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점을 언급했다.
 
그러자 이 지검장은 "저희의 불찰을 인정한다. 국민들에 송구스럽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조 의원은 또 "유씨의 집을 압수수색한 곳이 몇 곳이냐"며 "검찰이 압수수색한 한 곳에 불과한데, 이곳은 수색 6일 전 얻은 임시 거처"라고 질타했다.
 
이어 "오랫동안 거주한 곳은 수색도 못 하면서 '빈손' 압수수색에 이어 '빈집' 압수수색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이라고 힐난했다.
 
같은 당의 전주혜 의원도 대장동 의혹과 관련, "성남시장이 최종적 인허권자이자 결정권자인데 성남시청을 압수수색을 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라며 "대통령이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했는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전 의원은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것도 관심사항인데 실제 소유자가 누구고 배당과 수익이 누구에게 흘러갔는지도 철저히 밝혀야 한다"면서 "이 사건은 그래서 수사의 칼끝이 이재명을 향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야당은 내주 예정된 경기도 국감을 앞두고 경기도에 '대장동 의혹 제보센터'를 차렸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추가 제보 수집에 착수하기 위해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은 대장동 관련 이재명 후보가 '몸통'이란 생각을 더해가고 있다"며 이 지사의 특별검사(특검) 수사 수용과 자료 제출 협조를 촉구했다.
 
이를 두고 여당 인사들은 야당이 국회의 책무인 국감을 내팽개치고 정쟁에만 몰두한다고 비판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감대책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야당의 도 넘은 정쟁 국감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며 "대선병에 걸리면 약도 없다고 하는데 지금 국민의힘이 딱 그렇다"고 쏘아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의 핵심인 국정감사를 내팽개치고 대선에 대한 병적인 집착과 도 넘은 정쟁만 일삼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중증 대선병에 걸린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중증 대선병에 증상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건망증"이라며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잊어버렸다. 민생 국감 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한 사실조차 까맣게 잊은 것 같다. 공당이라는 사실도 잊은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힐난했다.
 
또 "둘째 증상은 무기력증"이라며 "일을 하려 들지 않는다. 지금까지 아무 일도 안 했는데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아무 일도 안 하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야당의 침대정치를 바라보는 국민만 정말 피곤할 뿐 민생도 고단해져만 간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세 번째 증상은 폭력성"이라며 "(야당은) 국감 첫날부터 피케팅 시위로 조직적인 국감 방해에 나서더니 급기야 어제 성남시청, 경기도청을 찾아가 윽박지르고 있지도 않은 자료를 내놓으라고 겁박까지 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참 심각하다. 정기국회의 정상 운영과 민생 국감을 위해 야당의 생떼를 인내하고 있지만 더 이상 인내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최대한 야당 입장을 경청하겠으나 국회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말씀도 드린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재명 후보 또한 경기도지사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남시가 어제 기준 167건의 자료를 제출했고 나머지 자료도 준비 중"이라며 "국감 위임 사무가 아닌 자치 사무 자료를 다짜고짜 찾아가서 내놓으라는 야당의 국감 갑질, 밑도 끝도 없이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가 하면 상습적 국감장 무단이탈, 적반하장식 고소·고발은 이번 국감을 끝으로 더 이상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야당도 대선병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정신 차리고 일하는 국회, 민생을 위한 국정감사장에 서둘러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도 "이번 국감이 코로나 위기와 위드코로나라는 새로운 상황에서 치러지고 있다"며 "엄중한 시기에 정쟁 국감이 아닌 민생 국감을 위해 노력하자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법사위, 행안위, 정무위, 국토위, 산자위 그리고 농해수위까지 어느 상임위 하나 대장동 정쟁으로 덮이지 않은 곳이 없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사실상 대장동 비리 의혹의 처음과 끝이 국민의힘을 가리키고 있음에도 민생을 위한 국정감사는 내팽개치고 대장동 자료를 내놓으라며 경기도청을 방문한 국민의힘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다"면서 "위드코로나를 앞두고 쌓여 있는 민생 현안이 보이지 않느냐. 아니면 민생 국감도 덮고 자신들의 비리 의혹을 덮기 위한 적반하장식 정치 술수냐"고 물었다.
 
그는 "우리 당 이재명 대선 후보께서는 당 지도부의 지사직 사퇴 권유에도 지사직을 유지하고 국정감사에 성실히 임할 것을 천명했다. 야당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라며 "진정 국민께 짐이 아닌 힘이 되고 싶다면 국감장에서 성실히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신현영 원내대변인 역시 "여전히 국민의힘은 국정감사라는 국민 시간을 도둑질해 정쟁에 골몰하고 있다"며 "어제 국민의힘 의원 13명이 경기도청과 성남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철 지난 라떼식 쇼일 뿐 아니라 위력에 의한 외압이 될 소지가 충분하다"고 질타했다.
 
또 "국민의힘에 강력히 경고한다. 남은 국감 기간만이라도 민생을 일으켜 세우기 위한 힘을 모으지 않는다면 국민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부디 제1야당으로서 책임을 저버리는 만행을 멈추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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