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 업계가 명품 브랜드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명품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2030세대를 타깃으로 전문관을 확대하는가 하면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오는 25일까지 프라다와 손잡고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프라다 샬레' 팝업스토어를 연다.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 이후인 29일부터는 더현대서울 1층에 약 73평 규모의 프라다 매장을 오픈한다.
서울·부산 지역 외 매장으로 업계 최초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명품 라인업 보강에 나서고 있다. 판교점은 올 하반기 이후 프랑스 주얼리 부쉐론,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 등 10여개의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새로 선보일 예정이며, 명품 핵심 브랜드 유치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지난 8일 1년여간 리뉴얼을 거치고 지하1층부터 1층까지 2개층을 명품·화장품 전문관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지하 1층에 명품 전문관을 선보이는 것은 국내에서는 최초다. 영업 면적은 3600여평 규모로, 기존 공간보다 2배 이상 확장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마르니, 막스마라, 필립플레인, 분더샵 슈 등 26개의 럭셔리 신규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다. 또 기존에 있었던 명품 브랜드인 발렌시아가, 루이 비통, 구찌 등도 순차적 리뉴얼 오픈을 준비 중이며 향후 로에베 등 신규 오픈도 앞두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의 절반을 명품 매장으로 채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수요가 급증한 남성 명품 매장의 면적을 기존 2배인 약 1500평으로 확대하고 루이비통 맨즈, 톰포드, 돌체앤가바나, 발렌티노 등의 브랜드를 선보였다. 연내 '디올 옴므' 매장이 들어서면 연말까지 총 30개 이상 브랜드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이 7년 만에 출점한 동탄점은 경기권 최초로 입점한 톰포드, 돌체앤가바나를 비롯해 생로랑, 펜디, 로에베, 발렌시아가, 메종마르지엘라, 발렌티노 등 젊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를 대거 선보였다.
백화점 업계가 이처럼 명품 매장 확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명품 소비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남성 해외패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늘었다. 남성 해외패션 매출의 약 44%가 20∼30대에서 나왔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30대 이하 고객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48.2%로, 전체 평균(38.2%)의 1.2배가 넘는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2030세대의 명품을 사는 '보복소비'가 크게 늘었다"면서 "지속적인 공간과 쇼핑의 혁신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오프라인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