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에서 시작된 개발자 흡수가 토스, 당근마켓 등 유니콘기업으로 번졌고, 이제는 몇십 억원 단위로 투자받은 스타트업도 파격 인센티브를 내걸 수밖에 없어요. 연봉만으로 다 충족시켜 줄 수는 없으니 각종 복지 혜택을 다 내세워서 인재를 채용하려고 하는 거죠.”
최근 한 스타트업 관계자와의 만남에서 나눈 이야기다. 소위 ‘네카라쿠배’라고 불리는 공룡 플랫폼의 인재 블랙홀에 토스, 당근마켓 등 유니콘 기업의 개발 인력 흡수가 더해지자 상대적 인지도가 부족한 스타트업들은 채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토로였다. 외부요인을 제외하고, 최근 각 기업 내부의 최대 화두를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인력난 문제를 꺼낸다. 웬만한 연봉으로는 실력 있는 개발자를 모셔오기 힘들기에 인재 추천 직원에 포상금을 부여하기도 하고, 본사 이외에 스마트 오피스를 마련하는 등 치열한 인재 유치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데이터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는 개발 직군 연봉 30% 인상과 하이브리드 근무제 도입을 내세웠고, 뤼이드·센드버드 등은 스타트업 유튜브 채널 ‘EO’에 대표가 직접 나서 채용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은 스타트업에 취업한 개발 직군 직원들의 연봉 증가로 이어졌다.
아주경제가 지난 3월 시리즈C 라운드 이하의 스타트업 대표 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8.9%는 “개발 인력 채용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이 커졌다”고 답했다. 이 중 37.8%는 개발자의 연봉을 '1000~2000만원 인상했다'고 답했고, 12.2%는 2000만원 이상 올려줬다고 밝혔다.
개발인력 부족과 함께 스타트업계도 유동자금이 몰리면서 단계별 기업가치가 높아진 점도 직원들의 연봉을 높이고 있다.
VC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시리즈A 라운드는 20억~30억 원 투자가 일반적이었는데, 이제는 100억 원이 넘는 투자금이 몰리기도 한다”며 “이제는 초기 스타트업들도 억대 연봉을 주고 리더급 개발자를 뽑을 수 있는 자금적 여력이 있는 상황이다. 개발자 몸값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