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채 선호에...주택시장도 k자 양극화

2021-10-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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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서초, 용산 등 초고가 주택 매주 신고가 경신

'똘똘한 한채' 제외한 매물 팔자...중저가 매물 갈수록 늘어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나타난 K자형 소비 양극화가 주택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득에 타격을 받지 않은 K자의 상승세에 있는 이들은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고가 주택을 이전보다 더 찾게 되는 반면, 그동안 급격한 가격상승세를 보인 중저가 주택은 매물대가 쌓이면서 K자에서 하락세를 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8차' 전용 210㎡는 지난달 23일 72억원에 거래돼 지난 7월 거래된 가격인 66억원보다 6억원이나 상승했다. 압구정 '현대 2차' 전용 160㎡ 역시 지난달 2일 58억원에 거래가 체결되면서 직전거래가(지난 4월·54억3000만원)대비 4억원 가까이 올랐다. 압구정동은 지난 4월부터 시행된 토지거래허가제로 실거주 목적의 매입만 허용되고, 대출이 불가능함에도 주요 단지에서 거래가 될 때마다 최고 거래가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강변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2일 42억원에 거래된 뒤 최근 45억원에 손바뀜 되면서 약 한달 만에 3억원이나 올랐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는 올 1~9월까지 29건의 거래가 이뤄지는 동안 매매가가 30억3000만원에서 45억원으로 약 15억원 상승했다. 매번 거래가 성사될 때마다 평균 5000만원 이상씩 오른 셈이다.

강남구 개포동에서는 신축이 강세다. 지난 2019년 입주한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 76㎡가 지난달 28일 30억원에 팔리면서 '30억 클럽'에 처음 진입했다. 이 단지의 직전 최고 거래가인 28억6000만원(6월)과 비교해 3개월 만에 1억4000만원 오른 가격에 계약이 체결됐다.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도 지난 8월 28억9000만원에 거래된 뒤 지난달 17일 29억5000만원에 손바뀜 되면서 한달 만에 6000만원이 올랐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파르크 한남'은 전용면적 268㎡가 지난달 9일 108억원에 거래되면서 용산에서 평(3.3㎡)당 1억원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앞서 8월 4일 같은 면적이 100억원에 거래된 이후 한달 만에 8억원 상승한 것이다. 한남동에 있는 또 다른 고급주택인 '나인원 한남' 전용 206㎡ 역시 지난 7월 72억8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가인 59억원(5월)보다 13억8000만원이나 올랐다.

다른 한편에서는 중저가 아파트 단지의 가격 하락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똘똘한 한채'만 남기는 현상이 강화되면서 중저가 아파트 매물 재고는 쌓이는데 이를 받아줄 실수요자는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재건축 단지가 밀집해 그동안 서울에서도 가격 상승폭이 가장 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에서는 매물증가와 함께 하락 현상이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의 최근 1개월간 매물변동 현황에 따르면 현재 거래가 가능한 강북구 아파트 매물은 9월 초 842건에서 이달 928건으로 10.2%, 노원구는 5238건에서 5606건으로 7%, 구로구는 2337건에서 2461건으로 5.3%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강남3구(강남·서초· 송파) 아파트 매물이 5~10%씩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거래가 줄면서 가격 하락세도 뚜렷하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우방' 전용 85㎡는 지난 8월 14일 8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같은달 16일에는 7억5500만원으로 1억원 가까이 하락했고, '상계주공4' 전용 74㎡는 지난 5월 8억7300만원에서 7월 6억원으로 2억원 이상 가격이 떨어졌다. 관악구에선 봉천동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1차' 전용 85㎡가 지난 7월 초 14억3000만원에서 같은달 13억8000만원으로 한달 만에 5000만원 하락한 뒤 거래가 끊겼다. '가산두산위브' 전용 85㎡는 지난 8월 14일 8억5000만원에서 같은달 17일 8억3000만원에 거래되면서 가격이 2000만원 떨어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구매)으로 주택매수 대기 수요가 너무 일찍 시장으로 편입되면서 지금의 가격 수준을 지탱해줄 수 있는 주택 구매층이 매우 얇아졌다"면서 "매수 대기자인 현재 30~40대 무주택자들은 주택가격상승으로 인한 LTV, DTI 제약으로 대출을 최대로 받더라도 매매시장에 추가로 진입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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