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세대 폴더블폰 폴드3와 플립3는 지난 9월 말까지 전 세계에서 약 200만대 판매됐다. 지난 4일 기준으로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해외에서도 출시 한 달 만에 100만대가 넘게 판매되며 흥행 기록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흥행의 배경에는 폴더블폰이 갤럭시노트20에 육박하는 판매 성과를 낸 미국 시장이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폴드3와 플립3의 출시 후 3주간 판매량은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87%에 달한다. 폴더블폰으로 노트 시리즈를 대체한다는 삼성전자의 판매전략이 먹혀든 것이다.
과거 삼성전자는 연초에 갤럭시S 시리즈를, 연말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시장에 투입하는 형태로 플래그십 제품군을 운영했다. 하지만 대화면과 S펜이라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만의 특징이 갤럭시S 시리즈와 중국 제조사의 제품에 도입되면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제품군의 존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시하지 않고 폴더블폰만 출시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결국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운명은 전 세계 이용자가 폴더블폰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달려 있었던 셈이다. 폴더블폰이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버금가는 인기를 끎에 따라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대체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속해서 사용자 경험(UX)을 향상하고 가격을 인하함으로써 폴더블폰이 대중적인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는 미국 시장에서 폴드3와 플립3의 판매 비중은 비슷하지만, 플래그십 모델 출시 초기에는 고가 제품의 수요가 더 많은 점을 고려하면 향후 3세대 폴더블폰의 판매량에서 플립3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국내 폴더블폰 판매량에서 플립3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기존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고 몇 주 후부터 판매량이 많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아이폰 시리즈가 대화면 프로 제품군을 선보임에 따라 더 큰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폴더블폰은 아이폰과 하드웨어에서 명확한 차이가 있는 만큼 이러한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전망이다. 폴더블폰의 높은 판매량이 장기간 유지된다면, 삼성전자는 잦은 제품 출시로 스마트폰에 신기술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문제를 보완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 IT·모바일(IM) 사업부도 3세대 폴더블폰의 흥행으로 올해 3분기 3조원대 후반의 영업이익을 회복할 전망이다.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IM 사업부는 3분기 3조5000억~3조9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 분기보다 개선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