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전 없는 삼성전기 ‘와이파이 매각’...한화가 새주인 유력한 이유

2021-10-07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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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소재 사업 다각화, 우주·항공 등 분야와 연계 등 가능

한화그룹이 삼성전기의 와이파이 모듈 사업을 인수할 유력 후보로 떠오른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추가적인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5일 단행한 임원 인사가 사업 인수와 관련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매물로 내놓은 와이파이 모듈 사업부문과 태국 자회사 삼성일렉트로메카닉스 산하 와이파이 모듈 사업부의 새주인으로 한화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지난 8월 “매각 주관사로부터 제안을 받고 신사업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 한화솔루션은 특별한 입장 변화 없이 여전히 저울질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솔루션이 관련 논의에서 진전을 보이거나, 인수 의사를 철회하지도 않은 가운데 5일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업계에서는 와이파이 모듈 사업의 새 주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사업 인수 여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그간 한화그룹 차원의 인사 시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임원급 인사가 마무리된 후 관련 검토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등 고부가 제품 위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있는 삼성전기는 지난해 와이파이 모듈 사업에 대한 매각을 공식화했다. 핵심부품을 보유하지 못한 탓에 장기적으로 사업의 발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에는 켐트로닉스 자회사 위츠와 1055억원 규모의 영업·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계약은 지난 5월 계약 종료일을 앞두고 해지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계약 무산’을 놓고 이 사업의 핵심 수요처인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와이파이 모듈을 사용하는 대신 기판에 직접 칩을 심는 칩온보드(COB) 방식으로 관련 부품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진 게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런 가운데 한화솔루션이 이 사업을 인수할 유력 후보자로 떠오른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첨단소재 부문에서 전자제품 모듈에 탑재되는 고기능성 필름을 만드는 전자소재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 출신 황정욱 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업계는 한화솔루션이 와이파이 모듈 사업 인수를 통해 전자사업 다각화를 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와이파이 모듈 사업이 한화그룹이 추진하는 미래사업인 우주·항공 등의 분야와도 연계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화가 인수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되는 것이다.

삼성과 한화가 2015년 역사적인 ‘빅딜’을 성사시켰던 전례가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당시 2조원 규모의 빅딜을 통해 삼성의 방산·화학계열 4개 기업이 한화 계열사로 편입, 한화토탈·한화종합화학·한화탈레스·한화테크원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황 사장 영입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한화와 삼성 그룹의 빅딜 이후 양 그룹 간 인적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사업 양수도 계약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와이파이 모듈 사업 계약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삼성전기로서는 한번 매각을 추진했던 사업을 다시 영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여전히 매각을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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