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5% 상승하며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식료품에 기름값, 전셋값까지 일제히 오른 게 영향을 미쳤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3(2015=1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상승했다. 연중 최고치(2.6%)를 찍은 지난 7월과 8월보다는 상승률이 소폭 내렸지만, 4월(2.3%) 이후 반년째 2%대 상승률을 보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반년째 2%대 기록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2%대를 넘은 것은 2012년 6월 이후 처음이다. 2009년 8월부터 2012년 6월까지 2년 11개월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바 있다.
분기별로 보면 올해 3분기(7~9월) 물가 상승률은 2.6%로, 2012년 1분기(3.0%) 이후 최고치다.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서비스 모두 올라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서비스 가격 상승세 모두 1년 전보다 두드러지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다만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둔화하면서 지난달보다는 상승 폭이 축소된 모습이다.농·축·수산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전월 대비 3.4%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내내 두 자릿수였던 농·축·수산물 오름폭은 지난 7월(9.6%)과 8월(7.8%)에 축소됐고 지난달에는 더 줄었다. 달걀(43.4%), 상추(35.3%), 마늘(16.4%), 돼지고기(16.4%) 등은 많이 오른 반면, 무(-44.7%), 배추(-40.3%) 등은 내렸다.
공업제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상승했다. 2012년 5월(3.5%)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 유가와 우윳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석유류는 22.0%, 가공식품은 2.5% 올랐다. 특히 경유(23.8%), 휘발유(21.0%)가 크게 올랐다. 라면(9.8%), 빵(5.9%) 등 가공식품도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비스는 1년 전보다 1.9% 상승했다. 개인 서비스는 2.7%, 집세는 1.7% 상승했다. 특히 보험서비스료(9.6%), 공동주택관리비(4.6%) 등이 오르며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집세 가운데 전세는 2.4% 올랐다. 2017년 11월(2.6%)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월세는 0.9% 올랐다. 다만 공공서비스 오름폭은 0.1%에 그쳤다.
다만 전기·수도·가스 물가 상승률은 0.0%로 1년 전과 같았다. 전기료 인상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근원물가 1.9% 올라…5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올랐다. 2016년 4월(1.9%)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지난해보다 1.5% 상승했다. 2017년 10월 1.6%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가장 크게 오른 것.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 채소가 같은 기간 12.3% 떨어지면서 2.5% 하락했다. 신선식품지수가 하락한 것은 2019년 12월(-2.2%)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어 심의관은 "농·축·수산물 오름세 둔화가 향후 물가의 하방 요인이긴 하지만, 상방 요인이 더 많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심리 반등으로 개인 서비스 가격도 오름세 지속 가능성이 커 보이고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 우윳값 인상 등으로 가공식품과 공업제품도 상승 요인이 있는 데다 전기료 인상도 예정돼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