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 리포트] 코로나19 장기화, 전 세계를 게임에 빠뜨리다

2021-10-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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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 게임 시장 성장세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로 게임 수요 크게 늘어

게임산업 쑥쑥 크자 중국 정부 규제 움직임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난해 초부터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가 게임 시장의 호황을 이끌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시장 뿐만 아니라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에서도 게임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실내에서 스마트폰, 콘솔, PC를 사용해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최근 발간한 ‘2021년 프랑스 비디오게임 산업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 게임 시장 규모는 53억 유로(약 7조298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대비 11.3%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게임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플랫폼별 매출 비중을 보면, 콘솔 게임 점유율이 51%로 가장 높았고, 모바일게임(27%), PC게임(22%) 순이었다.

KOTRA는 “콘솔 게임이 매년 1위를 기록해왔으며,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최근 들어 모바일게임 매출이 16%로 큰 성장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사는 일본 닌텐도와 미국 일렉트로닉 아츠(EA), 프랑스의 유비소프트다. 세 업체의 프랑스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 점유율은 40%에 달한다. 닌텐도의 인기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Animal Crossing New Horizons)’은 지난해 5300만 유로(약 729억원)어치나 팔렸다. 닌텐도가 개발한 다른 게임 ‘마리오카트8 디럭스’, ‘링 핏 어드벤처’, ‘슈퍼마리오 3D 올스타’ 등도 매출 점유율 상위 10위권 내에 있을 정도로, 닌텐도의 프랑스 내 입지는 탄탄하다.

EA의 축구 게임 ‘피파(FIFA) 21’은 동물의 숲에 이어 점유율 2위(52%)를 차지했고, 유비소프트의 인기 게임 ‘어쌔신 크리드’의 점유율은 24.13%로, 4위를 차지했다.

프랑스 콘솔 시장은 이미 해외 기업이 자리 잡고 있어 국내 게임사에겐 모바일게임이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은 2018년 9억4600만 유로에서 2020년 14억2600만 유로까지 늘었다.

독일 게임업계도 활황세다.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큰 게임 시장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게임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게임 시장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85억 유로(약 11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PC, 콘솔게임과 관련한 하드웨어 매출은 46억 유로(약 6조3000억원)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게임, 앱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20억 유로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게임 이용자 수가 늘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게임 이용자 수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만 6세에서 69세 독일인 중 58%는 콘솔과 PC, 스마트폰을 통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독일인 10명 중 6명은 게임을 하는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 게임을 새로 시작한 이용자는 전년 대비 약 5% 증가했다.

KOTRA는 “코로나 팬데믹 봉쇄로 독일의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 콘솔, PC를 사용해 게임을 즐기는 등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독일 게임산업계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며 “게임이 단지 즐거움을 주는 놀이 기능뿐만 아니라 현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인 도전 과제, 즉 코로나 팬데믹, 기후변화, 디지털전환 등과 같은 인류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표현하는 전달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시각이 생기면서 해당 산업계의 사회적 책임 또한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독일은 프랑스와 달리 모바일게임이 인기가 높았다. 지난해 독일인 2260만명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겼다. 2위는 콘솔게임(1720만명), 3위는 PC게임(1520만명) 순이었다. 모바일게임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무료 서비스 게임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비디오게임기 판매가 늘고 있다. 특히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게임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싸이디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VR·AR 산업 규모는 413억5000만 위안(약 7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나 늘었다. 이 시장은 2023년까지 1000억 위안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는 오큘러스와 피코, HTS, HTC, 소니, 화웨이 등이다. 이중 중국 VR 기업 피코는 올해 1분기 중국에 VR 기기 8만6000대를 출하했다. 이는 중국 내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산업 규모는 2786억8700만 위안(약 47조5300억원)에 달한다. 2019년 대비 20.7%나 증가했다.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2096억7600만 위안(약 35조7600억원), PC게임 시장 규모는 559억2000만 위안(약 9조5300억원)이다.

중국 정부는 게임산업이 청소년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지만, 현지 게임사들은 세계 시장을 무대로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모바일앱분석업체 센서타워가 지난달 전 세계 모바일게임 퍼블리셔의 앱마켓 매출 순위를 집계한 결과, 상위 100위 안에 중국 업체 39곳이 포함됐다. 이들이 차지한 총매출액은 24억3000만 달러(약 2조8500억원)로, 전 세계 상위 100위 업체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여러 국가에서도 게임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이 국가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동의 제한으로 영화관과 카페 이용 대신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모바일게임뿐만 아니라 콘솔, PC게임 이용시간이 모두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앱애니는 싱가포르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해 “모바일게임 다운로드 측면에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작은 시장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모바일게임 소비자 지출에서 태국에 버금가는 시장”이라며 “이러한 점이 다른 지역에 비해 다운로드당 소비력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새로운 모바일게임 타이틀 출시에 매력적인 시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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