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늘어나는 어촌, 정부·공기관·지자체 합심 사활

2021-10-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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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인구 10만명 지키기 위한 노력 안간힘

어업면허의 대여를 가능하게 하고 공공기관이 유휴 어선의 임대 등 추진

지난 6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귀어귀촌박람회에 설치된 경북 귀어귀촌 지원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어촌 인구의 고령화 수준이 심각해지자 어가인구를 지키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어촌은 기본적으로 농촌보다 양식업·마을어업 등 생업을 위한 면허취득이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여기에 열악한 주거문제도 겹쳐 신규 인구의 유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달 '어촌지역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해수부 주도적으로 어촌빈집정비 수행 필요성 제기
2013년 해양수산부가 재출범하면서 어촌 정주 여건 개선사업의 주무부처가 됐으나 여전히 농식품부에서 사업 일체를 수행하는 등 해수부의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어촌은 74개 시·군·구에 분포하고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약 9.8%인 455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집계 방식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어촌에 거주하는 어가 인구는 2005년 22만1000명에서 2020년 9만8000명으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반면 65세 이상 어가 비율은 같은 기간 29%에서 39%로 증가했다.

어촌·어가인구는 감소하면서 동시에 고령화가 진행되자, 실제 어촌에서는 빈집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해수부는 작년에서야 어촌 빈집(4만4054동)을 집계하는 등 어촌 빈집정비에 대한 대책이 다소 늦었다는 평가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전남이 1만4286동으로 32.4%를 차지하며 가장 많고, 이어서 경남 9621동(21.8%), 전북 8802동(18.3%) 순이었다.

위성곤 의원은 "해수부가 재출범한 지 9년이 지났는데 어촌의 빈집 현황을 집계한 정확한 수치조차 없다"면서 "농식품부에 빈집개선사업 대상 지역에 어촌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사업의 예산이 아직까지 농식품부로 편성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위 의원은 이어서 "빈집을 방치할 경우 범죄 및 화재위험이 증가하고, 해충의 번식지로 전락해 주민의 안전과 위생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주무부처인 해수부는 손 놓고 있지 말고 하루빨리 현황을 파악해 철거 또는 정비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어촌사회의 개방과 소득기반 확충 두 마리 토끼로 간다
해수부는 어촌의 발전과 어가인구의 회복을 위해 △어촌사회의 개방성 강화 △어촌지역 소득기반 확충 △어촌지역 삶의 질 향상 등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어촌지역 인구를 현재 10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2030년까지 평균 어가소득 8000만원을 달성할 방침이다.

우선 해수부는 양식업·마을어업 제도를 신규 전입자에게 쉽게 개방할 계획이다. 양식업·마을어업 면허는 기존 어업인에게 우선 발급하도록 규정돼 있어 신규 어촌 유입자에게는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해수부는 공공임대형 면허를 신설해 공공기관에 면허를 발급하고, 신규 전입자에게 임대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한다.

이와 함께 자본이 적은 청년층의 어촌 유입을 위해 공공기관이 유휴어선 등 임차를 돕는다. 청년 귀어인 등에게 낮은 비용으로 임대하는 '청년어선임대사업'을 통해서다. 정부는 우선 2022년에 시범사업으로 10척을 임대하고, 이후 사업 확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귀어인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농가소득 향상에도 힘을 쏟는다. 해수부는 오는 2026년까지 국가어항·위판장 등 어촌시설에 민간자본 6000억원을 유치해 기반시설을 늘릴 방침이다. 국가어항 유휴부지 등에 민간투자를 유치해 관광·레저시설, 쇼핑센터, 기업연수원 등 조성을 꾀한다.

'위판장 현대화 시범사업(2022년 1곳)'을 추진해 경쟁력을 높이고, 청년층의 어촌지역 창업 및 취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만 40세 미만 귀어인에게 지급하는 창업지원금 규모를 늘리고, 신규 진입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해 성공적인 정착도 돕는다. 학습내용은 모두 귀어귀촌 및 어촌생활에 필요한 정보들이다.

마지막으로 어촌의 열악한 생활환경을 개선해 귀어인의 삶의 질 향상에도 나선다. 보통 어촌지역의 열악한 주거, 교통, 교육 등 이유로 인구의 유출과 감소가 이어진 측면이 있다. 이에 정부는 우선 열악한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이주 단계별 맞춤형 주거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초기단계에는 일정기간 어촌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임시 주거시설인 '귀어인의 집'을 제공하고 초기 정착단계로 넘어가면 빈집을 리모델링해 임대용 주거시설로 제공한다. 이후 장기 정착단계에 돌입하면 해수부와 국토부가 공동으로 '주거플랫폼 사업'을 통해 장기 임대용 공동주택을 공급한다.

또 도서지역 등 어촌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어촌지역 생활서비스 최소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의료, 교통, 문화 등 주요 서비스 인프라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관계기관의 지원사격…귀어귀촌종합센터
한국어촌어항공단의 경우 귀어귀촌종합센터를 통해 귀어귀촌 사업을 꾸준히 점검하고 개선책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30일 오후에는 귀어귀촌 사업 관련 기관의 담당자들과 ‘2021년 3분기 귀어귀촌 사업관계자 업무협의회’를 실시했다.

업무협의회는 귀어귀촌 관련 기관들과의 업무 연계 및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번 협의회는 해양수산부, 귀어귀촌종합센터, 지자체 귀어귀촌 담당자, 전국 귀어귀촌지원센터, 귀어학교 등 전국의 귀어귀촌 업무를 담당하는 다양한 기관들이 참여했다.

협의회의 주요 안건으로는 △4분기 개시 예정인 귀어귀촌 종합정보 플랫폼 운영 △귀어귀촌 온라인 교육 확대 △2022년 귀어귀촌 실습보험 가입 관련 협의 △귀어귀촌지원센터 모의 성과평가 △기관별 사업 추진 현황 공유 △2022년 귀어귀촌 신규사업 설명 등 향후 귀어귀촌 사업 발전을 위한 안건들을 다뤘다.

종합센터와 관계기관들은 이번 협의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올해 잔여 사업들을 재정비하고, 향후 진행될 내년 사업을 준비해 귀어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진형 센터장은 “이번 협의회를 통해 전국의 귀어귀촌 관계 기관과 함께 2021년 진행한 사업들을 꼼꼼하게 정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라며 “이번 협의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바탕으로 향후 진행될 예정인 귀어귀촌 사업을 더욱 발전시켜 귀어귀촌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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