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설립된 연매출 1000억원 규모의 벤처 1세대 소프트웨어(SW) 회사 '티맥스소프트'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박대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회사 지분 60.7%가 매물로 나왔다.
29일 SW업계에 따르면 티맥스소프트는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 60.7%에 대한 입찰 안내서를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발송했다. 회계법인 삼정KPMG가 티맥스소프트의 매각 주관사로 선임됐다.
지난 4월 공시된 티맥스소프트의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1008억원(전년비 3.3% 증가), 영업이익은 355억원(전년비 24.5% 증가)을 기록했다. 지난달 공시된 상반기 매출·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이는 작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SW 시장의 큰 손인 공공·금융·제조 업종 기관·기업들이 디지털전환을 위한 IT인프라 기술 투자를 확대하면서, 티맥스소프트가 주력하는 WAS 시장의 기회도 함께 큰 결과로 해석된다.
티맥스소프트의 미들웨어 SW 제품은 작년 상반기 전국 학교의 '온라인 개학' 당시 네이버클라우드의 퍼블릭클라우드를 도입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 운영환경의 증설 과정에 확대 적용됐다.
1000억대 매출에 3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내는 이 알짜 회사의 경영권 매각 규모는 최소 수천억원이 될 전망이다. 티맥스소프트의 발행주식 수는 1280만6000주로, 이날 장외(K-OTC) 종가인 1주당 2만8700원을 기준으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3700억원이다.
티맥스소프트는 2017년 12월 삼성증권과 KB증권을 공동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이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당초 2019년 상반기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했다가 2019년 하반기, 작년 등으로 몇 차례 일정을 늦추다가 결국 시기를 놓쳤다.
그룹의 주력 3사인 티맥스소프트, 티맥스데이터(구 '티베로'), 티맥스A&C(구 '티맥스오에스')는 상장 준비가 한창일 때 서로 지분관계보다는 '차입금' 등 상장심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자금거래 관계로 얽혀 있었다. 이는 IPO 일정이 늦어진 배경으로 꼽혔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티맥스소프트가 지금도 높은 매출, 이익률, 추가 성장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5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돼 있다. 티맥스소프트는 과거 상장 추진 당시 기업가치 1조원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박 회장은 티맥스소프트의 경영권을 매각해 수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이 자금을 티맥스데이터·티맥스A&C의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운영체제(OS) 사업에 '실탄'으로 쓸 것으로 보인다.
티맥스데이터는 티맥스소프트와 함께 티맥스그룹의 '시스템SW 쌍두마차' 역할을 해 온 기업이다. 국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에서 외산 대항마로 불리는 DBMS 제품 '티베로' 사업으로 300억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티맥스A&C는 티맥스그룹이 시스템SW 기술력과 연구개발(R&D) 등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AI와 클라우드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출범했다. 최근 비대면 업무 환경에 맞춰 리눅스 배포판 '티맥스OS'와 협업·생산성SW 서비스·플랫폼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