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후난성과 네이멍구자치구 등 성급 지방정부의 최고 지도자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인연보다는 특정 분야에서 경력을 인정받은 기술 관료(테크노크라트)들이 하마평의 주류를 이루는 게 눈에 띈다.
규정상 지방정부 당서기의 정년은 65세로, 이들 세 사람 모두 정년에 도달했다.
중국 공산당은 10월 1일 국경절(건국 기념일)을 앞두고 중앙정치국 회의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관련 인선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류자이 서기의 후임으로는 리간제(李幹傑) 현 산둥성 성장과 중국 최대 국영 건설사인 중국건축그룹의 저우나이샹(周乃翔) 회장 등이 거론된다.
직전에 생태환경부 부장(장관)을 지낸 리간제 성장은 칭화대에서 핵에너지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20년 넘게 원자력 분야에서 활동해 온 에너지 전문가다.
저우나이샹 회장은 고향인 장쑤성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으며 장쑤성건설그룹 부총경리와 쑤저우시 서기 등을 역임했다. 중국 건설업계에서 인지도가 상당한 인물이다.
쉬다저 서기와 스타이펑 서기도 이달 만 65세가 돼 퇴임 가능성이 높다.
쉬 서기의 뒤를 이을 인사로는 마오웨이밍(毛偉明) 현 후난성 성장과 왕하오(王浩) 시안시 서기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오 성장은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차관)과 장시성 부성장, 국영 전력회사인 국가전망공사 회장 등을 지냈다. 매출액 기준 세계 5위인 국가전망공사는 세계 최대 공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말 몰아닥친 한파로 후난성이 전력난을 겪을 때 위기를 원만히 넘겼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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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서기는 시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동향이다. 펑 여사의 고향인 산둥성 허쩌시 시장을 역임했고, 시 주석 집권 이후에는 옌타이시 서기와 허베이성 탕산시 서기를 거쳐 산시성 성도인 시안시 서기에 오르는 등 승진 가도를 달렸다.
공석이 될 네이멍구자치구 서기의 경우 쉬친(許勤) 허베이성 성장이 강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개혁·개방 일번지인 광둥성 선전시 서기를 지낸 쉬 성장은 허베이성으로 자리를 옮긴 뒤 시 주석의 역점 사업인 슝안(雄安)신구 개발을 주도해 왔다.
한편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이날 공석이었던 후베이성 성도 우한시 서기로 궈위안창(郭元强) 장쑤성 인민정부 조직부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왕중린(王忠林) 전 서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후베이성 성장으로 승진된 이후 비어 있던 자리를 채운 것이다.
공학 박사인 궈 신임 서기는 공개 채용을 통해 광둥성 질량기술감독국 부국장과 대외경제무역청 청장 등에 잇따라 임명되며 주목을 받았다.
중국 내 국내총생산(GDP) 1위인 광둥성 상무청 청장도 역임하는 등 전형적인 테크노크라트로 분류된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의 길로 들어서면서 국가 체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유능한 테크노크라트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