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토큰의 일종인 '대체 불가능 토큰(NFT)'이 현실의 일상·업무 활동을 온라인 가상세계로 흡수하고 있는 '메타버스'와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작년 시작된 코로나19 사태와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이 올해 메타버스 서비스의 부흥과 확산을 앞당기고 있고, NFT가 이런 가상세계 속에서 다양한 상품·재화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시호 연세대 교수는 최근 발간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보고서의 'NFT와 스마트컨트랙트: 디지털 자산 거래와 메타버스생태계'라는 글에서 NFT와 메타버스의 결합으로 새로운 가상산업의 생태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게임 중심의 '로블록스', 원격 행사와 모임을 지원하는 '제페토', 가상 부동산·자산거래 서비스인 '디센트럴랜드' 등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아이템을 파는 상점이 들어서고, 이 거래에 메타버스 화폐가 통용된다고 소개했다.
이장우 한양대 겸임교수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의 월간 소프트웨어중심사회 9월호에 게재된 'NFT, 디지털 세상의 원본을 증명하다'라는 글을 통해, 메타버스와 NFT가 결합됐을 때 기존과 다른 서비스가 가능해진다고 봤다. 그는 "블록체인이 갖고 있는 무신뢰성·개방성·결합성·상호운용성은 '진짜 메타버스'로 가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상호운용성은 블록체인 기반의 NFT를 통해 메타버스 위에 실행되고, 이것이 메타버스와의 가장 큰 시너지를 내는 도구가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메타버스 위의 디지털 아이템을 NFT로 발행할 때 서로 다른 메타버스 간의 디지털 아이템이 호환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NFT는 특정 개발사나 퍼블리셔의 서버가 아닌 블록체인 퍼블릭DB에 저장돼 가치의 이전이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그는 "NFT는 디지털 세상의 ‘FLEX(과시)’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가상세계에서의 등기부등본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디지털인프라와 콘텐츠가 강한 한국에서 NFT와의 연계는 어느 국가보다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비 게임 업계에서 NFT 관련 신사업에 나서고 있다. 그라운드X는 디지털 미술품을 NFT로 판매한다. 라인프렌즈는 일본에서 자체 캐릭터 NFT를 내놨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다음달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티켓예매시스템에 NFT 기술을 적용했고, 람다256과도 공동 NFT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