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민간 대북 보건사업에 100억 지원...北 민간 지원 수용할까

2021-09-2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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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자 구입, 수송 등 사업 추진 비용 정부가 전부 지원

북한 외무성 '종전선언' 비난 담화 7시간 만에 김여정 담화로 톤다운

이인영 통일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24일 대북 영양·보건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단체들에 최대 10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외무성 명의로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놓은 뒤 하루도 안 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남측이 적대적이지 않다면 관계회복을 논의할 수 있다"고 수위를 조절했다. 북한이 백신 등 국제사회의 지원을 전면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단체를 통한 인도적 지원 방안을 수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이날 제322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고 남북협력기금을 투입해 민간단체의 대북 영양·보건협력 정책사업을 사업당 5억원, 총 100억원 한도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북한 어린이와 여성,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돕는 민간 대북사업이 대상이다.
특히 물자 구입과 수송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다. 기존에 정부와 단체가 5대5로 비용을 부담하는 ‘매칭 펀드’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결정이다. 민간단체들의 재정상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조치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교추협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봉쇄가 장기적으로 지속하면서 북한 내부에서 식량과 보건 물품 등의 부족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해진다"며 "인도적 협력은 한·미 간 공동 협력사업으로 발굴하고 있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 많은 나라에서 한목소리로 공유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백신을 비롯한 국제단체의 물자 반입마저 금지하고 있어 남측의 제안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이날 오전에 리태성 외무성 부상 명의로 유엔총회에서 문 대통령이 발표한 종전선언 제안을 "시기상조"라고 폄하했으나, 불과 7시간여 만에 김 부부장 명의로 톤을 낮춘 담화를 내놨다. 

김 부부장은 "장기간 지속돼 오고 있는 조선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상태를 물리적으로 끝장내고 상대방에 대한 적대시를 철회한다는 의미에서의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며 "종전이 선언되자면 쌍방간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 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결 조건이 마련돼야 서로 마주 앉아 의의 있는 종전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며 북남관계, 조선반도의 전도문제에 대해서도 의논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건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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