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갑질’ 야놀자도 도마 위… 이수진‧배보찬, 국감 불려간다

2021-09-20 06:00
  • 글자크기 설정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가 다음 달 열리는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사진=야놀자]



국내 1위 숙박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 대상 기업 명단에 올랐다.

야놀자를 이용하는 숙박업체에 과도한 광고료와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이 플랫폼 기업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야놀자도 규제의 칼날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야놀자 이수진 총괄대표, 배보찬 경영부문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다. 공정위는 야놀자에 △가맹 파트너사에 대한 불공정 행위 △이중적 지위 △일감 몰아주기 △성인 미인증 △광고비 △경쟁자 배제 등의 의혹을 따져 물을 계획이다.

다른 상임위에서도 야놀자를 소환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배 대표를, 더불어민주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이 대표를 각각 국감 증인 신청 명단에 올렸다. 마찬가지로 야놀자의 과도한 광고비·수수료 문제, 가맹 파트너사에 대한 불공정 행위 의혹 등이 배경이 됐다. 

야놀자는 숙박업체로부터 받는 광고비와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의 중개 수수료는 예약 건당 9.9%다. 여기에 야놀자 웹‧앱 상단에 업소를 노출하기 위한 광고비도 한 달에 40만~500만원 수준을 받고 있다. 수수료와 광고비를 합하면 매출의 20~30%를 야놀자에 지불한다는 게 업주들의 얘기다.

하지만 숙박앱 이용자가 많은 만큼 업주들은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야놀자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실제로 경기도가 도내 숙박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숙박업체가 야놀자를 비롯한 상위 3개 숙박 앱에 지불하는 수수료와 광고비는 한 달에 평균 293만6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이 주를 이루는 숙박업계에선 해당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월 중소 숙박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4.8%가 숙박앱에 지급하는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이 과도하다고 답했다. 이들 숙박업체의 지난해 월평균 매출 (1343만원)에서 숙박앱이 차지하는 비중은 64%(859만원)로 나타났다.

숙박앱의 독과점적 행위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숙박업체 중 69.4%는 숙박 플랫폼 업체로부터 △자체 광고 수단 제한(24.4%) △일방적 정산 진행(17.4%) △판매 목표 강제 및 부가서비스 이용 강요(15.4%)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야놀자가 광고 상품 노출 관련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점도 독과점적 행위로 꼽힌다. 숙박업주는 야놀자에 광고비를 내고도 어떤 광고 혜택을 받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야놀자가 광고 노출 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다.

공정위는 이 같은 광고 계약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지난 6월 야놀자와 업계 2위 숙박앱인 여기어때에 할인쿠폰 발급 및 광고 상품 노출 기준 등의 정보를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점에 대한 시정 보완을 권고했다.

공정위는 야놀자의 이중적 지위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숙박업체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가 직접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놀자는 호텔 야자, 얌, 에이치에비뉴, 넘버25, 브라운도트, 하운드 등 다수 호텔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해당 호텔들은 야놀자 앱과 웹 화면에서 상단에 노출된다. 이를 두고 ‘심판이 경기에 뛰는 꼴’이라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처럼 소상공인들의 플랫폼 종속이 심해지고 플랫폼 기업이 이를 이용해 불공정 거래를 벌이자 정부와 여당은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에 들어간 상태다. 앞서 지난 14일 카카오가 정치권의 공세에 못 이겨 상생안을 내놓은 것처럼 야놀자를 비롯해 업계 전반에 상생 바람이 확산할지 주목된다.

야놀자 측은 꾸준히 상생 정책을 확대해 왔다는 입장이다.

야놀자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부터는 △피해지역 광고비 환급 △최소 광고비 인하 △예약대행 서비스 이용 제휴점 대상 수수료 인하 △비품 구매비 5억원 지원 △키오스크 구매비 환급 등을 시행했다. 이달부터는 전 제휴점을 대상으로 검색 광고비 100% 환급해주고 신규 중소형호텔 대상 수수료도 최대 50% 내렸다.

야놀자는 국감장에서도 이 같은 자사 상생 대책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놀자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증인 출석 요청서를 받은 상태가 아니다”라며 “이 총괄대표와 배 대표의 출석 여부에 대해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