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뷔작 '공조'로 설 연휴 극장가를, 첫 주연작 '엑시트'로 여름 시장을 휘어잡았던 배우 윤아가 이번에는 추석 극장을 향해 달린다. 영화 '기적'을 통해서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 분)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1988년 역명부터 대기실, 승차장까지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대한민국 최초 민자 역 '양원역'을 모티프(동기)로 한다.
극 중 윤아는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기차역을 세우는 게 유일한 목표인 '준경'의 비범한 재능을 한눈에 알아채고 그를 적극적으로 이끄는 친구 '라희' 역을 연기했다. '준경'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현하고 그를 돕기 위해 행동하는 인물이다.
"'라희'가 워낙 사랑스럽고 순수한 인물이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선택할 수 있었어요. '누군가의 뮤즈가 되고 싶다'라는 명확한 바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멋지더라고요. 그런 '라희'의 성격에 끌린 거 같아요."
1988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기적'은 그 시절 풍경이나 소품 등을 보는 재미도 충분하다. 특히 고등학생인 '라희'는 그 시절 유행하는 패션과 소품 등을 즐기고 있어 추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그 시대에 맞춰 그 나이 또래로 보이기 위해 노력했어요. 의상과 소품 덕이 컸죠. 그 시대 고등학생처럼 보이기 위해서 유행한 의상이나 소품 등을 착용했고요. '라희' 성격에 맞게 색채가 다양한 의상을 입었던 거 같아요."
또 경상북도 봉화군을 배경으로 한 '기적'은 관객들이 알고 있는 경상도 억양과 달라 각별한 노력이 필요했다. 윤아는 이번 작품을 위해 사투리 연기 특훈을 받았고 봉화 출신 배우 이성민에게 극찬을 받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사투리를 구현했다.
"관객들에게 봉화 사투리가 낯설게 느껴질 거라는 우려에 감독님, 배우, 제작진 모두 고민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경북 봉화군이 실제 이야기의 배경이기 때문에 그 지역 사투리를 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이 모였어요. 제게도 봉화 사투리는 낯설었지만, 사투리를 지도하시는 선생님께 검수받으며 열심히 준비했어요."
다행히 윤아에게 봉화 사투리는 낯설지 않았다. 조부모께 영주 사투리를 익히 들어왔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영주 출신이세요.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들어왔던 터라 연기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죠. 연기할 때도 영향을 끼쳤고요. 사투리가 어색하지 않기를 바랐어요. 입에 착 붙고 자연스럽게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죠."
윤아의 영화 출연작은 모두 극장 성수기에 출범했다. 영화 데뷔작인 '공조' 781만명, 첫 주연작 '엑시트'로 942만명을 돌파하며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추석 개봉을 목표로 하는 '기적'도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정말 운이 좋았어요. 어떻게 그런 성적을…. 하하하. '공조' '엑시트'에 이어 '기적'도 추석 개봉 하게 된다니. 굵직한 시기에 작품을 공개할 수 있어서 감사하죠. 모쪼록 '기적'도 잘 되어서 많은 분이 가슴 따뜻해지기를 바라요."
윤아는 전작에서 친근하고 통통 튀는 성격을 가진 인물들을 연기해왔다. '기적'도 마찬가지. 세 작품 모두 일관적으로 명랑한 성격의 인물을 표현해냈다.
"연기 변신에 관한 의향은 있어요. 좋은 작품이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죠. 물론 모두 좋은 작품이지만 스스로 '이 작품을 했을 때 어떤 성장이 있을까?' 생각하고 저만의 기준을 세우며 선택해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법한 캐릭터를 만난다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라도 주저 없이 선택할 거예요."
윤아는 2007년 그룹 소녀시대로 연예계 데뷔, '다시 만난 세계' '소원을 말해봐' '지(Gee)'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아이돌 그룹으로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드라마 '허쉬' 영화 '공조' '엑시트' 등을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도 굳혀가는 중이다.
"아이돌 출신이기 때문에 연기할 때 어려움이 있느냐고 물어보시곤 하는 데 사실 도움을 더 많이 받는 거 같아요. '엑시트'를 찍을 때는 액션을 잘 해내서 '춤을 춰서 그런가 동작이 자연스럽다'라는 칭찬을 받았고, '기적'은 사투리 연기할 때 '노래를 해서 그런가? 사투리의 리듬이나 억양을 잘 구현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가수 활동보다 연기 활동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할 일이 많죠. 좋은 작품과 다양한 도전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