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최근 주식시장에서 성행하는 퀀트매매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퀀트매매에서 퀀트는 ‘양적(Quantitative)’이라는 영어 단어에서 나온 말이다. 중국에서는 ‘量化交易(양적거래)’라 부른다. 사람의 주관을 배제하고 오로지 컴퓨터를 이용해 과학적 계량 분석 기법을 동원한 투자 방식이다.
8일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최근 중국증시 거래대금의 약 20~25%가 퀀트매매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신증권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중국내 퀀트 펀드 규모는 약 1조340억 위안(약 186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7년과 비교해 거의 10배나 증가한 수치다.
중국 사모펀드 데이터업체 쓰무파이파이왕(私募排排網)은 중국내 퀀트펀드 운용 규모가 100억 위안 이상인 사모펀드도 20곳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최근 중국 본토 증시 거래대금은 폭발적으로 증가해 7일까지 36거래일 이상 연속 1조 위안대를 넘기고 있다. 1일에는 일일 거래대금이 무려 1조7000억 위안에 달했는데, 이 역시 퀀트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퀀트매매 부정적 영향 '촉각'···규제 장치 마련 목소리↑
이처럼 중국서 퀀트매매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자 중국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최근 퀀트매매 리스크에 대해 경고했다고 중국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후이만 증감회 주석은 6일 세계거래소연맹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최근 몇 년 새 중국 주식시장에서 퀀트매매가 비교적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선진국 시장에서는 보편화 된 퀀트 매매, 극초단타(HFT) 매매는 시장 유동성을 늘리고 투자효율성을 높여주지만, 대량매매를 일으켜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시장 공정성 위배 등과 같은 문제가 나타나기 쉽다"고 꼬집었다.
퀀트매매에 대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7일 1면 사설에서 '퀀트매매 관리감독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설은 일각에서 중국 전체 거래대금의 절반이 퀀트매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빠르게 증가하는 퀀트매매가 잠재적으로 미칠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시장 유동성 증가 등 방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시장 안정성과 공평성 등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
사설은 퀀트매매의 긍정적인 면과 동시에 잠재적인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며 당국이 퀀트매매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 시장에 더 많은 통계 수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중국에 가장 걸맞은 관리감독 틀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시장에는 이미 당국이 퀀트펀드 단속 움직임에 나섰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중국 재련사에는 최근 금융당국이 환팡(幻方), 톈옌(天演), 주쿤(九坤) 등 퀀트펀드를 운영하는 중국 대표 사모펀드사에 대한 창구지도와 '웨탄(約談 예약면담)'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업체들은 모두 이 소문을 부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