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분기 부스터샷 본격화…3차 아닌 'N차 접종' 필요할수도

2021-09-0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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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mRNA 백신으로 부스터샷 진행 검토 중"

전문가 "3차 접종만으로 면역력 유지 불확실"

7일 오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효과를 높이기 위한 '부스터샷(3차 접종)'의 4분기 시행을 예고한 가운데,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3차를 넘어 'N차 접종'까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흔히 부스터샷으로 불리는 추가 접종은 백신 제조사가 권고한 횟수대로 백신을 맞은 뒤 예방효과를 유지·보강하기 위해 일정 시점이 지난 후에 다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뜻한다. 국내에 도입된 백신 중 얀센(1회)을 제외하고 모든 백신의 권고 접종 횟수는 2회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부스터샷 접종 계획과 관련해 "3차는 mRNA 백신으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은 영국·미국 등에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 그 나라들의 임상적인 결과나 데이터들을 좀 더 면밀히 보면서 세부 계획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 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추가 접종은 기본 접종 완료 6개월이 지난 대상자에 대해 4분기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세부 접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감염병 전문가는 국내외 델타 등 변이 코로나19의 출현과 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른 백신 효과 감소로 인해 3차 이상 'N차 접종'까지 필요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3차 부스터샷까지 접종하면 계속 바이러스로부터 방어가 될 것이라 기대하는데, 3차 부스터샷으로 평생 면역이 될지 아니면 독감 백신처럼 매년 일종의 부스터샷을 접종해야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한 델타 변이 외에도 뮤, 람다 등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면 그때마다 면역 회피가 될 수 있다"며 "매년 부스터샷을 놓아야 하는 방안에 대한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부스터샷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제일 앞서 실험하고 있다"며 "향후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 데이터가 답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국민을 상대로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시행 중인 이스라엘은 백신 4차 접종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부스터샷이 떠오른 배경에는 무엇보다 최근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서 항체가 감소하며 재감염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에 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누적 1차 백신 접종자가 국민의 60%를 돌파했고 2차까지 접종을 마친 접종 완료자가 35%까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두 달 넘도록 일일 신규 확진자가 네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은 초기 접종자의 면역력이 그만큼 감소한 상황으로 분석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최근 확산세와 관련해 "결국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로 인한 것과 접종을 한 뒤 6개월이 지나면서 항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초기인 3월에 접종받았던 우리 대학병원 직원 중에서 돌파 감염이 심심치 않게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부스터샷의 필요성에 국민들도 공감하고 있다. 최근 대국민 인식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9명이 부스터샷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제6차 대국민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62.6%는 '추가 접종이 가능해지면 반드시 접종받을 것'이라고 답했고, '추가 접종이 권고된다면 접종을 받을 것'이라는 응답자도 28.3%로 뒤를 이었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위드 코로나' 전환 여부에 대해 응답자 20.2%는 '매우 찬성한다'를, 53.1%는 '대체로 찬성한다'고 답해 73.3%가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드 코로나 전환 시점으로는 '11월 말 국민의 70% 이상 2차 접종이 완료되면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가 52.4%로 과반을 차지했다. 정은경 청장은 이날 예결특위 전체 회의에서 위드 코로나 전환 가능 시점을 10월 말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유대교 초정통파 집단 거주지역에서 19일(현지시간) 한 주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백신(부스터샷)을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 등 백신 선진국, 부스터샷 추진중

세계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이른바 '백신 선진국'들은 부스터샷 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스라엘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시행을 준비하면서 부스터샷이 전세계적으로 확대하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산하 의약품 평가 기관인 유럽의약품청(EMA)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 완료(1·2차)한 16세 이상에 대해 6개월 3차 접종을 해야 되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EMA에 따르면 현재 화이자는 성인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차 접종 임상시험 자료를 검토 중이다. EMA는 이같은 검토 결과를 토대로 몇 주 내에 부스터샷 시행 여부를 결론 내겠다는 방침이다.

EMA는 발표문을 통해 "16세 이상에 대한 2차 접종 후 6개월 뒤 코머너티(화이자 백신의 명칭) 부스터샷 사용과 관련해 신청서를 평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EMA는 중증 면역 저하자에 대한 화이자, 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 부스터샷에 관한 자료도 별도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부스터샷을 시행한다. 지난달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이달 20일부터 부스터샷 접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상은 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을 접종 완료한 후 8개월이 지난 경우다.

당초 미국 정부는 면역력이 약한 취약층에 한해 부스터샷을 시행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기존 접종완료자들의 코로나 감염 예방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약 일주일만에 전 국민 대상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5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크거나 어느 정도 있다고 여기는 미국인이 두 달 전 29%에서 47%로 늘었다고 전했다.

감염 위험이 적거나 없다고 여기는 미국인은 두 달 새 69%에서 51%로 줄었다. 델타 변이의 확산이 감염 공포를 키운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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