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탈레반 기를 꽂은 차를 타고 수도 카불 시내를 순찰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구글이 아프가니스탄 전 정부 관료들의 이메일 계정을 잠정적으로 폐쇄했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전날 성명을 통해 "아프간 상황을 주시하며, 관련 계정 확보를 위해 일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익명의 전 정부 관계자는 탈레반이 그가 일하던 부처 서버에 저장된 자료를 보존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되면 이전 부처 수뇌부의 자료와 의사소통 내용에 탈레반이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며 이에 응하지 않고 잠적한 상태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기록에 따르면 아프간 전 정부의 재무부, 산업부, 고등교육부 등 약 24개 기관이 구글 서버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대통령 의전실과 일부 지방정부도 구글 서버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일과 서버 데이터에는 전 장관을 비롯한 정부 직원 명단, 계약서, 동맹국 등에 대한 정보가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 정보회사 도메인툴즈의 채드 앤더슨 보안연구원은 아프간 전 정부 공무원을 향한 탈레반의 보복을 거론하며 "이러한 자료는 굉장히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구글 시트에 아프간 전 정부 직원 명단만 있어도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디지털 인프라를 통제하려는 탈레반의 시도를 주시해야 한다며 "탈레반이 건설할 신생 정부에는 낡은 헬리콥터보다 디지털 인프라에서 얻은 정보가 훨씬 더 가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카불에 입성하면서 아프간을 사실상 장악한 상태로, 현재 자체 정부 구성을 앞두고 있다.
한편, 앞서 구글은 유튜브에서도 탈레반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든 계정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페이스북과 틱톡은 탈레반을 테러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관련 홍보 콘텐츠에 대해 금지 조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