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최근 2주간 400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발표한 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중국 A주(본토 증시)와 홍콩증시에 상장된 최소 73개의 중국 상장사가 실적보고서에 '공동부유'를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4000개 기업 중 공동부유를 언급한 기업이 2% 미만이었지만 중국 최대 보험사인 중국핑안보험(中國平安, 601318.SH), 중국 최대 배달플랫폼 메이퇀뎬핑(美團點評·이하 메이퇀, 03690.HK), 중국은행(中國銀行, 601988.SH) 등 중국에서 영향력 있는 기업이 대거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 중국 대형 부동산 기업 뤼청중국(綠城中國·그린타운서비스, 03900.HK)도 직원들을 위한 공동부유 계획을 발표했으며, 중국 진공그릇 생산업체 하얼스(哈爾斯, 002615.SZ)도 공동부유가 시장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동부유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중국 당국의 '럭비공 규제'에 알리바바 등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들이 납작 엎드리는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규제에 순응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일부 기업들은 중국 공산당이 추진하고 있는 '공동부유'에 보조를 맞춘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것. 중국 게임 공룡 텐센트(腾讯, 00700, HK)가 가장 먼저 발 빠르게 행동하고 나섰다.
텐센트는 지난달 19일 실적 보고서에 공동부유를 추가해 이에 적극 호응하겠다고 밝혔다. 500억 위안(약 9조원) 자금을 재편성해 '공동부유 사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것. 앞서 4월 공동부유 사업에 500억 위안을 편성한다고 한 지 넉달 만이다.
이후 중국 전자상거래 신흥기업 핀둬둬(拼多多, NASDAQ: PDD)도 100억 위안의 농업과학기술전담 기금 조성 계획을 밝혔다.
이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공동부유 사업에 앞장선다고 밝혔다. 왕싱(王興) 메이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열린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공동 부유'가 메이퇀의 기업 사명과 부합한다며 공동부유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지리자동차(吉利汽車, 00175, HK)도 직원 1만여명에 1억6700만주의 주식을 나눠준다는 내용의 공동부유 계획 세칙을 발표하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올해 들어 유독 성장보다는 분배에 정책의 방점을 찍은 공동부유를 강조해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 주석이 올해 공동부유를 거론한 횟수는 65회로, 지난해 30회에서 갑절 이상으로 늘었다.
중국은 지난 6월엔 저장성을 공동부유 시범구로 지정해 오는 2035년까지 공동부유를 실현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