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망, 세계 각국 구조적 변화 중…한국도 기업·정부 협력 필요”

2021-08-31 16:15
  • 글자크기 설정

무협 보고서…美 '자국 내 공급망 구축', 中 '국산화' 등 자국 보호 위주 속도

공정·지역별로 분업화된 기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구조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등 주요국이 자국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성, 공급망 교란으로부터 회복력을 중시하는 반도체 산업 정책을 추진하면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31일 발표한 ‘주요국의 반도체 산업정책과 공급망 변화 전망’ 보고서에서 이 같이 전망했다. 향후 글로벌 반도체 산업 공급망이 △국제 분업체계에서 자국 내 분업체계로의 전환 △미·중 탈동조화(디커플링) 심화 △초미세 공정 경쟁 격화 등의 변화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은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지역 간 전문화·분업화가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및 자연재해로 공급망의 병목지점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공급망 전체 기능이 정지되는 등 교란이 발생했다”라며 “각국은 변화된 대내외적 환경 속에서 효율성에 따른 국제 분업체계보다는 자국 반도체 산업 보호와 위기로부터의 회복력에 초점을 둔 산업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6월 미국 백악관은 반도체 등 4대 품목의 공급망 점검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미 의회 역시 52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제조 인센티브 법안(CHIPS for America Act)을 추진 중이다. 중국도 ‘반도체 국산화’를 최우선 목표로 내걸며 대규모 국가 펀드 지원을 통한 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이 밖에 유럽연합(EU), 대만, 일본 등도 자국 반도체 산업 진흥 정책을 다방면으로 추진 중이다.

미·중 반도체 산업의 디커플링 확대도 핵심 변화로 꼽힌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와 이에 대한 중국의 맞대응을 두고 “미·중의 기술을 활용하거나 소재·장비를 공급하는 제3국의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끼쳐 세계 반도체 공급망을 양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라며 “다양한 첨단 산업에 활용 가능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초미세공정 반도체 설계·제조 기반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규섭 무역협회 연구원은 “주요국은 반도체를 단순한 상품이 아닌 핵심 안보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라며 “수차례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앞으로의 반도체 전쟁에서도 경쟁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국무역협회가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 변화를 전망하는 보고서 '주요국의 반도체 산업정책과 공급망 변화 전망'을 발표했다.[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