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공을 얻게 될지, 책임을 지게 될지를 따지지만 않는다면(오직 국민만 생각한다면) 우리가 성취할 수 있는 일과 도달할 수 있는 곳에는 한계가 없다."
30일 이임식을 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직원들에게 건낸 마지막 당부다. 공과 책임을 따지지 말고 오직 국민만 생각하라는 의미다.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명언인 이 문구는 은 위원장이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에 임명됐을 때 공직 선배가 전해준 문구다.
은 위원장은 재임 2년여 동안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기여한 점을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그는 전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에서 '175조원+@'라는 역대급 규모의 금융안정대책을 통해 시장불안을 조기에 잠재웠다"며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대응으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유동성 고비를 넘길 수 있었고, 기간산업 연쇄도산, 대규모 고용불안을 막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아직도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어 마음 한켠은 여전히 무겁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전임 최종구 위원장이 추진한 '금융혁신' 모멘텀을 확충한 점, 금융소비자 보호 및 서민금융을 강화한 점도 성과로 내세웠다.
이른바 '어른들'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4월22일 국회 정무위) 속기록을 보니, '잘못된 길'과 '어른들' 발언은 따로 한 것이었는데, 이를 합쳐서 소개돼 오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투기 열풍이 분 것을 '잘못된 길'로 표현한 데 대해서는 "마음먹고 한 얘기"라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가상자산) 시장이 과열돼 경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다만 저도 약간 흥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찌됐든 저에 대한 비판은 냉정하게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