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업황을 가늠하는 각종 운임 지표들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해운업을 영위 중인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수요 증가 및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로 해상물동량이 늘어난 반면 턱없이 부족한 선박과 선박의 정체기간이 길어지면서 당분간 이들 해운업 지수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벌크선 운임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BDI지수는 지난 26일 기준 4195를 기록한 데 이어 27일에는 4235를 기록하며 지난 2008년 1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역시 1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4385.62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항만 터미널 재가동으로 항만 적체는 완화되고 있으나, 미국 서부와 상하이 항만에서의 적체 및 가동률 저하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물류 차질이 계속되면서 운임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BDI지수의 경우 컨테이너 운임보다 상승폭이 더 가파른 모습이다. 철광석 가격이 그간 하락세를 이어오다 톤당 153달러까지 상승하면서 기업들이 저가의 철광석 확보에 나선 게 이유다. 정연승 연구원은 “향후 운임 및 벌크선 기업들 주가의 핵심 지표가 철광석 가격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BDI지수는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강세가 예상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건화물의 경우 코로나 재확산과 태풍 등의 영향으로 중국 내 항만운영에 차질이 생기면서 운임이 급등하고 있다”면서 “벌크 해운시장은 컨테이너선과 다르게 신조발주 투자가 여전히 저조해 호황 사이클이 내년 이후로도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SCFI지수의 경우에도 부족한 선박공급을 감안하면 운임 강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는 게 최 연구원의 말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해운운임에 대한 지속적인 상승을 전망하고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을 조언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벌크선사로는 팬오션과 대한해운이 꼽힌다. 최고운 연구원은 “업종 전반적으로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하반기 단기적인 이익 모멘텀과 2022년에도 이어질 구조적인 수급 개선 효과가 저평가받고 있다”면서 “해운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노사간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컨테이너 대표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도 지나친 우려는 기우라는 게 최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노조가 수차례 파업과 이직 등 극단적인 결정을 유보해줬고 회사 입장에서도 올해 6조원에 달하는 이익에 비하면 노조의 요구가 큰 부담이 아니다”라면서 “파업은 피할 수 있는 문제며 최종 협상은 9월 1일로 관련 불확실성 해소 시 투자심리는 그동안 반영 못한 하반기 이익 모멘텀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