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대표하는 소셜미디어인 틱톡(TikTok)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가 중국 1위 가상현실(VR) 헤드셋 제조업체 피코(PICO)를 인수하기로 했다. 피코 인수를 시작으로 사실상 VR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29일 중국 뉴스포털 제몐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피코를 인수했다며 이를 통해 거대한 사업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5년 설립된 피코는 VR·증강현실(AR) 하드웨어 및 콘텐츠를 주로 제작해왔다. 지난해 기준 중국 VR 헤드셋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57.8%에 달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절반이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입지를 굳히고 있으나, 세계시장에서는 영향력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평이다. 지난해 기준 세계 VR 헤드셋 시장에서는 오큘러스가 절반이 넘는 53.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플레이스테이션의 소니(11.9%), HTC(5.7%), DPVR(5.5%), 피코(4.8%)가 그 뒤를 이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바이트댄스의 전폭적 지원과 피코의 우수한 기술 등이 융합해 세계 VR 헤드셋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트댄스는 이날 피코의 인수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시장에선 90억 위안(약 1조621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인수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바이트댄스가 VR 분야에서 처음 단행한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바이트댄스는 지난해 틱톡이 미국의 규제 대상으로 떠오르자 전자상거래 사업 강화는 물론, 의료, 게임 등까지 다방면으로 영역을 넓히는 데 열을 올려왔다. 앞서 바이트댄스는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칭저우즈항(輕舟智航, 큐크래프트)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등 자율주행차 영역에도 손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