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가 아이폰 같아졌어요."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출시 후 첫 주말인 지난 28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를 방문했다.
대리점을 방문해 갤럭시Z플립3의 크림, 라벤더 색상을 찾자 당장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적게는 1주일 이내, 최대 9월 중순이 돼서야 받을 수 있다는 것. 갤럭시가 '아재폰'의 오명을 벗고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를 사로잡아 대대적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 대리점주는 "기사 나온 거 봤지 않느냐. 물건이 없다"면서 "애플의 아이폰은 첫 출시 때 물건이 없어서 서로 사고 싶어 안달이지 않나. 이제 갤럭시도 그렇게 된 거다. 갤럭시가 아이폰 같아졌다"고 말했다.
웃돈을 얹어서라도 구매하고 싶다고 하자 그는 "9만원을 더 내면 해줄 수 있다"면서 이곳저곳에 전화를 돌리더니 돈을 더 내도 물량이 없다고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이어 "신도림까지 오는 손님들은 다들 설마 오프라인에는 있지 않을까 해서 오는데 여기도 물건은 없다. 사실 삼성은 자사 채널을 통해 파는 게 제일 이득이지 않느냐"며 정 급하면 공시지원금만 받더라도 삼성전자의 유통채널을 통해 알아보라고 권했다.
다른 대리점을 방문했지만 이곳에서도 갤럭시Z플립3 인기 컬러는 구할 수 없었다. 대리점주는 "당장은 물건이 없다. 다만 물건 확보 후 퀵으로 보내줄 수 있다"며 "다른 곳들은 1~2주씩 기다리게 하지만 우리는 물건만 있으면 당일 수령도 되고, 아니면 며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매장에서는 갤럭시Z플립3 크림 색상을 1개 확보하고 있었다. 라벤더는 구할 수 없었다. 대리점주는 "크림이 1개 남아 있는데 누가 채갈지도 모른다"고 기자를 재촉했다. 이어 "이곳은 다 재고를 공유하기 때문에 어딘 있고 어딘 없고가 아니라 정말 물건이 없다. 전국적 대란"이라고 설명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나와 관악구의 한 휴대폰 대리점에 방문했다. 네이버 밴드를 통해 정보를 얻은 일명 '성지' 매장이다. 성지도 상황은 비슷했다.
점주는 여러 곳에 전화를 돌리더니 "오늘은 못 준다"며 "다음주 수요일쯤 돼야 퀵으로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유통채널이면 다를까 하는 기대감에 인근 디지털플라자를 방문해봤으나, 이곳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직원은 "LG유플러스향 기기 블랙 2대만 남았다"며 "다른 색상은 추석 전에나 받을 수 있을 거다. 다른 데 가도 물량이 없어서 똑같다"고 말했다.
이번 갤럭시Z 시리즈는 지난 17~23일 사전예약 기간 1주일간 92만대가 판매되고, 사전예약 개통 첫날인 24일 하루 동안 27만대가 개통되는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사전 개통 물량이 부족해 예약자 대상 개통 기간을 기존 8월 27일에서 9월 15일까지 연장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