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수준(4.0%)을 유지했다. 수출 호조와 온라인 소비 증가,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등 정책 효과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원유·원자재 가격 상승 및 소비 회복을 반영해 2.1%로 올려잡았다.
이날 한은은 통화정책 방향문을 통해 "금통위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 측은 세계 경제가 주요국의 백신 접종 확대, 경제활동 제약 완화 등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주요국 국채금리가 하락했으며, 미 연준의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 등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신흥시장국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및 파급효과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지속, 서비스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대 초반을 나타냈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 올해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치(1.8%)를 상회하는 2%대 초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대 초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금통위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2%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