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내부비리에 관한 검찰 수사 확대를 막기 위해 수사기밀을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로 기소된 이태종 전 서울지법원장(현재 수원고법 부장판사)이 1심에 이어 항소심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최수환·최성보·정현미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법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1심 재판부는 이와 같은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받는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는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직권 남용 혐의도 관련자 진술을 종합하면 위법하거나 부당한 지시로 인정하기 어려워 (유죄로) 판단할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며 항소를 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1심 결론이 정당한 것으로 봤다.
이날 재판부는 "기획법관이 피고인과 법원행정처에 보고하려 감사자료 등을 수집한 점이 직무와 무관하게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기획법관과 공모해 보고서를 임 전 차장에게 송고한 행위는 기획법관이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취득할 자격이 있는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전달한 것"이라며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법원장은 법원 사무국장 등에게 영장 사본을 신속히 입수하고 확인해 보고하라고 부당한 지시를 한 혐의도 받았지만 역시 무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검찰의 영장청구서가 접수되면 보고하라'고 지시하거나, '집행관 비리 관련 검찰 진술 내용을 파악해 기획법관에 제공하라'고 지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2심 재판부는 "선고에 불복이 있으면 일주일 이내에 상고장을 고등법원에 제출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이 전 법원장의 판결까지 '사법농단' 사건 관련해서 현재까지 1~2심 판결이 난 8건 중에 1건을 제외하곤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