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제작 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배우 송지효에게 도전 의식을 불태운 작품이다. 대가가 담긴 소원을 파는 마녀식당에서 마녀 희라(송지효 분)와 동업자 진(남지현 분), 아르바이트생 길용(채종협 분)이 사연 가득한 손님들과 만들어가는 판타지 드라마로 장르며 캐릭터, 방송 플랫폼 등 익숙지 않은 게 많았기 때문이다.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으로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사랑받은 송지효는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를 통해 외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변신할 수 있었다. 마녀식당의 사장이자 마녀 조희라 역을 맡아 미스터리하고 냉철한 인물을 그려냈다.
아주경제는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주인공 송지효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에 관한 애정은 물론 연기적 고민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드디어 마지막 편까지 공개됐다
- '마녀식당' 일정은 모두 끝났다. 오늘이 지나고 나면 더 많은 생각이 들겠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새로운 변신과 시도였고 좋은 모습으로 남기를 바란다.
마녀 역할을 맡게 됐다. 연기 변신이기도 했는데 연기에 주안점을 둔 부분은?
- 변신이라고 하면 거창하고 시도라고 하고 싶다. 장르나 캐릭터 등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시청자분들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기쁘다. 마녀는 서양 캐릭터기 때문에 거리감이나 거부감이 들 수도 있어서 가깝게 느껴지게끔 노력했다. 아무래도 낯선 캐릭터 아니겠나.
도전 의식을 불태울만한 작품이었다
- 그렇다. 도전 의식이 컸다. 솔직히 고민도, 부담감도 있었다.
어떤 식으로 고민을 해결해나갔나
- 촬영 초반까지도 '마녀'라는 틀에 갇혀있었다. 정말 많이 헤맸는데 감독님께서 힌트를 주셨다. 감독님께서 '마녀지만 인간 세계에서 오래 살아왔기 때문에 너무 마녀 같지도 않고, 너무 인간 같지도 않은 중간은 어떻겠냐'라고 하시더라. 그 말에 내가 너무 마녀처럼 보이려 애썼다는 걸 깨달았다. 틀을 깨준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차갑지만, 인간적이고 도시적이지만 따뜻한 느낌으로 보이고 싶어서 노력했다.
스타일링도 인상 깊었다. 외적으로 화려하게 꾸미면서 마녀의 이질감을 줄인 듯 보였다
- 제작진이 정말 고민 많으셨다. 제 성격상 외모적인 부분은 제작진에게 맡기는 편이다. 제작진에게 '너희 꿈을 펼쳐보라'라고 하니 정말 마음대로 하더라(웃음). 사실 버거운 것도 많았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스타일이라 불편하기도 하고 과하게 느껴지더라. 제작진이 열심히 준비해왔는데 어울리지 않을까 걱정이기도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제작진의 꿈을 위해 얌전히 있는 것이었다.
희라 연기를 자평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고 싶나
- 70점 정도 주고 싶다. 제가 하고 싶은 것과 표현하는 건 차이가 있더라. '맞다' '아니다'를 떠나 제가 너무 고정적 이미지와 생각에 갇혀있었던 거 같다. 그대로 연기했다면 창피했을 거다. 감독님께서 잘 잡아주셨고 이해시켜주셔서 잘 해낼 수 있었다. 외적인 부분도 제작진이 잘 표현해주셨으니까. 70점 주고 싶다.
저음인 목소리가 역할과 잘 어울린다는 반응도 많았다
- 감개무량하다. 사실 후시 작업을 많이 했다. 촬영 초반까지만 해도 역할을 헤매서 목소리를 다듬어야 했다. 또 과거 희라가 인간이던 때 목소리와 마녀가 된 후 목소리가 변화해야 해서 후시 작업으로 많이 다듬었다.
감개무량하다고 했는데 어떤 점이 그렇게 느껴지는 건가?
- 제가 데뷔할 때만 하더라도 '목소리가 너무 저음'이라며 캐스팅 불발되기도 했다. 이미지가 너무 어두운데 목소리까지 저음이라 단점이라고 하더라. 목소리를 바꿔보려고도 하고 톤을 높여 보기도 하고…고민이 정말 많았다. 당시는 밝고 통통 튀는 이미지와 목소리를 선호하던 때라서 더욱 그랬다.
남지현, 채종협과 연기는 어땠나
- 젊고 긍정적인 기운으로 가득하다. '나는 왜 저렇지 못했을까'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남)지현 씨는 역할과 굉장히 닮았다. 어떤 위기 속에서도 씩씩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또 연기도 잘하지 않나. (채)종협 씨는 항상 웃는 얼굴이다. '이 친구에게 힘들었을 때가 있긴 했나?' 싶을 정도다.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었다.
'마녀식당'은 여러 일화로 꾸려져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특별출연이 있다면?
- 일화마다 주인공이 바뀌는 것이 우리 드라마의 특징이다. 모든 분이 기억에 남는데 임원희 선배님의 사연이 가장 마음 아팠다. 어머니와 이야기지 않나.
TV 공개가 아닌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으로 공개되는 점도 여타 작품과 달랐다. 공개 방식이 달라서 부담되기도 하나?
-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라서 부담감이 더 큰 건 아니었다. 매 작품 공개될 때마다 부담감을 느낀다. 다만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되먹임(피드백)을 받지 못해 걱정됐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공개는 처음이라서…. 그간 활동하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 낯설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으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도 경험해봤으니 더욱더 좋은 것 같다.
2편에 관해서는 이야기 나눈 바 있나
- 배우들끼리는 '시즌2 찍어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이야기하긴 했지만, 정식으로 논의된 건 없다. 마지막 회에서 희라가 진에게 마녀식당을 인도했기 때문에 다음 시즌은 함께하기 어렵지 않을까. 제작진이 저를 끼워주신다면 물론 감사하겠지만.
송지효의 도전 의식을 깨우는 또 다른 역할이 있다면
- 앞으로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남녀 간의 사랑도 있겠지만, 가족이나 동물 등 다양한 종류의 사랑 이야기하고 싶다. 남녀 간 사랑을 찍는다면 진한 사랑 이야기를 소화해보고 싶다. 혹은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작품. 보는 이는 지루할 수 있어도 일상을 다루고 있는 작품을 경험하고 싶다.
배우지만 예능 프로그램으로 '한류 스타'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배우로서는 어떤가. '얻은 것'과 '잃은 점'이 있다면
- 잃은 건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얻은 게 많은 것 같다. 예능 프로그램을 하면서 밝고 긍정적인 역할도 맡게 되었고 다양한 작품도 소화하게 됐다. 예능 프로그램 전에는 어두운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얻은 게 더 많다. 기회도 많이 주어지는 것 같고.
벌써 데뷔한 지 20년이나 됐다
- 달라진 점도 많고 여전한 것들도 많다. 40대가 되었고…연기자로서 더 많이 알고 표현할 수 있도록 공부 중이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