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어떤 대한민국, 어떤 나라를 만들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신비의 베일에 가려있는 그런 후보를 뽑는다면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대통령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 대강당에서 부산시당 대학생위원회 초청 강연 ‘부산, 밀레니엄의 바람 유승민’ 강연을 갖고 “정치를 새로 시작하신 분들, 그것도 거의 최근에 시작하신 분들에 대한 현재의 지지도가 높은 건 사실이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대한민국의 비전에 대한 별다른 구상을 내놓지 못하는 것을 직격한 것.
유 예비후보는 “정치는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며 “정말 국가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해법을 찾는 자기 스스로의 과정을 꼭 거쳐야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과 열심히 싸웠다는 것만이 대통령의 자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은 최고 결정의 자리에서 무거운 책임을 수행하면서, 오로지 5년간 이 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가적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스스로 해법을 찾아보지 않은 사람이 사람만 잘 쓰면 대통령을 잘 할 수 있다는 것도 맞지 않는 얘기”라며 “대통령이 안목과 철학을 갖고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을 때 좋은 사람을 찾아쓸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유 예비후보는 본인의 강점과 관련,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음 대통령이 어디에 집중해야 하느냐. 경제성장을 시키고 일자리를 만들고 주택 문제를 해결하고 안보를 튼튼하게 지키고, 이런 모든 문제에 대해서 오랫동안 고민을 해왔고 해법을 갖고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시대정신’을 묻는 질문엔 “여러분들이 낡은 성장 얘기라고 생각하실지 몰라도, 우리나라가 성장을 포기하는 순간 모든 문제들이 지금보다 악화된다고 생각한다”며 “성장을 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복지에 쓸 돈이 생긴다. 코로나19 이후 경제를 어떻게 일으켜 세우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저는 ‘공정한 성장’이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재명 경기지사도 똑같은 말을 하던데, 그 해법과 국가를 이끌어 갈 정책은 이 지사와 거의 정반대에 있다”고 했다.
유 예비후보는 부산 지역 경제를 살릴 방안과 관련, “부산일보의 며칠 전 칼럼을 보니까 부산을 ‘축소도시’라고 하더라. 올해 상반기에 1만명 넘는 인구가 부산에서 유출됐다”며 “부산·울산·경남의 경제가 근본적으로 살아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울경 지역이 옛날 제조업의 메카 아니냐”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 산업을 왜 수도권에서만 해야 하나. 첨단산업일수록 인터넷으로 하니 부산이나 대구, 광주에서 충분히 할 수 있지 않겠나. 대학이나 연구소에 투자를 많이 하면 다시 살릴 수 있지 않겠나 희망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한편 유 예비후보는 최 전 원장이 제안한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 문제와 관련, “지역별 차등 문제는 생각은 해 볼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최저임금 결정 권한을 중앙정부가 할 게 아니라, 지방정부에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광역단체별로 최저임금을 갖고 경쟁을 하는 식으로 하면 어떠냐”면서 “다만 이런 제도를 급박하게 도입하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먼저 시범적으로 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