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기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주말 확진자가 증가하면 주중 확진자 급증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두드러진 가운데, 주말인 8일 신규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면서 이번주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돌파할 공산이 크다. 특히 화요일 검사 결과가 집계되는 수요일에 확진자 수가 치솟는 경향을 반영하면 오는 11일이 4차 대유행의 또 다른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29명으로 주말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 치웠다. 직전 주말 최다 기록은 2주 전 토요일(발표일 기준 7월 25일 일요일) 1487명으로, 이보다 242명 더 늘어났다. 문제는 주말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 직후 주중 확진자 수도 함께 늘어나는 양상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수요일 확진자를 기준으로 하는 이유는 월요일·화요일의 경우 주말·휴일 검사 건수 감소 영향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수요일은 주말 영향이 사라지고 주중 검사자가 반영되기 때문에 주중 확산세를 주로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1212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4차 대유행의 시작점이 된 7월 7일 역시 수요일이다.
이 같은 추이가 그대로 이어질 경우 이번 주 수요일 발표하는 일일 확진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0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산술적으로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1729명에 지난 4주간 일요일-수요일 평균 증가율인 22.9%를 적용하면 약 2124명에 달한다.
방역 당국은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22일까지 2주간 연장해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수도권에서는 사적모임이 4명으로 제한되고,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허용된다. 비수도권에서는 전 시간대에 4명까지만 모임이 허용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6일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광복절 연휴가 있어 재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고, 곧 다가오는 2학기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현행 거리두기 단계 연장 배경을 설명했다.
고강도 거리두기를 지속함에도 불구하고 확산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심지어 2000명대를 목전에 둔 최악의 상황임에도 아직 4차 대유행의 정점이 오지 않았다는 방역 당국의 진단도 나왔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에서 4차 대유행의 '정점'을 언제로 예상하는지에 대한 질의에 "이제까지 겪은 유행보다 규모 면에서도 가장 크고 정점에 올라가는 시기도 가장 오래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기초 재생산지수도 수도권에서는 약간씩 오르락내리락, 비수도권은 증가세였다가 약간 감소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