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중국 검찰까지 동원돼 관련 기업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번엔 중국 검찰이 중국 정보통신(IT) 공룡 텐센트에 민사 공익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베이징 하이뎬구 인민검찰원은 전날 밤 공고를 통해 텐센트 위챗의 '청소년모드'가 '중화인민공화국 미성년자 보호법'을 위반, 미성년자의 권익과 공공이익을 침해했다면서 '중화인민공화국 민사소송법'에 따라 공익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국민 메신저인 위챗은 채팅에서 결제까지 중국인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1분기 기준 위챗의 월평균 실제 이용자 수는 12억4160만명에 달한다.
텐센트는 지난해 10월 중국 당국의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 주도적으로 '청소년모드'를 도입한 바 있다. 청소년모드는 학부모가 위챗의 동영상 채널, 공식 채널, 샤오청쉬(小程序·미니 응용프로그램) 등 사용범위를 설정할 수 있고, 청소년이 위챗으로 생방송을 하거나 돈을 쓰는 행위 등을 규제할 수 있도록 했다.
관련 소식에 텐센트 측은 즉각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의 요구를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텐센트는 성명을 통해 "위챗 청소년모드의 기능에 대해 자체 검사하고 이용자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민사 공익소송에 진지하게 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매우 중시한다면서 "청소년을 보호·지도하는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검찰이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이러한 방식의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패소할 경우 상당한 벌금 및 배상액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를 시작으로 대형 인터넷기업에 대해 전례 없이 규제 고삐를 조여왔으며, 텐센트도 그 규제 칼날을 피하긴 어려웠다.
최근 텐센트는 당국으로부터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여러 차례 벌금도 부과받은 데다 또 지난달엔 중국 당국 규제로 텐센트 산하의 게임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후야(虎牙)와 더우위(鬥魚)의 인수·합병이 어그러졌고 음악 스트리밍 독점권도 포기할 위기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