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의 민주주의 훼손을 거론한 뒤 “제 선택은 대한민국이었다”며 감사원장 사퇴 이류를 설명했지만, 출마 선언식에서도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노출해 윤석열 독주 체제를 흔들 수 있을지 의문이란 평가가 나왔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된 출마 선언식에서 “대통령의 한 마디에, 오로지 이념과 정치적 목적에 따라 국가의 근간이 되는 정책이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무엇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결정되고 집행되는 것을 봤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시장경제 원리에 반하고 이념을 앞세웠던 정책 운용을 확 바꿔야만 한다”며 “저는 자유와 자율, 혁신과 창의의 정신을 바탕으로 시장 경제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젊은이들의 좌절을 희망으로 바꾸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불합리한 규제를 제거하여 기업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그래야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민간부문의 좋은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이외에도 △공교육 정상화 △탈원전 포함 국가 에너지 정책 전면 재구축 △확고한 한미동맹 등의 공약을 앞세웠다.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 보다 나은 점에 대해 “저는 분열을 야기했던 과거의 일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다. 정치적 부채가 없는 사람”이라며 “국민 통합을 이뤄서 나라를 다시 세울 수 있는 강점이 있는 후보”라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 “이 정부가 하고 있던 것과 반대로만 하면 부동산 문제를 풀 수 있다”며 “관(官) 주도의 공급보다는 민간 주도로 충분한 양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1가구 1주택 소유자 보유세․양도세 완화 등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젠더 갈등과 관련, “젊은이들이 남성과 여성의 문제로 갈등을 겪는 것이 매우 가슴 아프다”며 “우리가 어떻게 해서든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남성이나 여성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다만 ‘철폐해야 하는 규제’, ‘산업구조의 재편 방향’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준비된 답변이 없어서 이 자리에서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며 “준비가 안 돼서 죄송하다” 등의 미숙함을 노출했다. 최 전 원장은 “앞으로 열심히 뛰어서 좋은 정책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