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신생률·소멸률’ 모두↓…韓 산업 역동성 키워야 산다

2021-08-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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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SGI "창업 활성화, 사업재편·구조조정, 혁신역량 강화 필요"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그 원인 중 하나가 국내 산업의 역동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법·제도 개선, 산업계의 적극적인 혁신 노력 및 국가 차원의 총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이하 SGI)는 2일 ‘한국 산업 역동성 진단과 미래 성장기반 구축’ 보고서를 공개하고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국내 잠재성장률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산업 역동성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혁신기업의 탄생과 성장 등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조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SGI는 활동하는 기업 중 새로 생겨나고 사라진 기업의 비율을 각각 뜻하는 ‘신생률’과 ‘소멸률’을 근거로 국내 산업이 과거보다 역동성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전 산업의 신생률은 2007년 17.9%에서 2019년 15.3%로 줄어들었다. 소멸률 역시 2007년 13.0%에서 2018년 11.1%로 낮아졌다.

활동하는 기업 중 3년간 매출액 증가율이 20%를 상회하는 고성장기업 비율도 2009년 13.1%에서 2019년 8.6%로 낮아지는 등 창업 후 기업들의 성장성 저하도 문제로 꼽혔다.

대한상의는 특히 전자·컴퓨터·통신, 전기장비, 의료·정밀기기 등 고위기술 부문과 정보통신, 금융보험, 전문과학기술 등 고부가 서비스업종에서 역동성 저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고위기술 제조업의 신생률은 2011년 11.9%에서 2019년 7.7%, 고부가 서비스업의 신생률은 같은 기간 20.7%에서 17.1%로 줄었다.

SGI는 “최근 서비스업의 창업은 진입장벽이 낮은 도소매, 음식·숙박, 부동산업 등 영세 업종에서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계는 국내 산업 역동성이 저하되면서 성장잠재력이 약화되고 일자리 창출 능력이 저하되는 데 더해 사회갈등이 심각해지는 등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 있다.

신생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기업 간 기술 경쟁을 촉진하고 집중적으로 고용을 창출해내는 등 산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신생률이 낮아지면 이런 역동성이 저하된다는 설명이다.

SGI 보고서는 “창업을 통해 신규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면 기존 기업의 제한된 일자리를 두고 세대 간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험이 부족한 청년층은 신규 일자리 진입이 어렵고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하기 어려운 기성세대는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려 노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SGI는 △창업 활성화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 △혁신역량 강화를 통한 산업 역동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창업 활성화를 위해 신기술의 시장 출시를 먼저 허용한 후 필요하면 사후에 규제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의 틀을 전환하고, 엔젤·벤처캐피털 등 민간자본을 육성하는 등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어 정부 주도의 과감한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SGI는 다만 ”추진 방식에 있어서는 기업의 위기 발생 원인별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며 ”경쟁력을 갖췄지만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기업의 경우 만기연장, 이자감면 등을 통해 자생력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을 마중물 삼아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등 제조업의 근간을 바꾸는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분야별 전문대학원 신설 △산학협력 강화 △일학습병행제 등을 통해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제대로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경제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업의 탄생, 효율적인 기업의 성장, 한계기업의 퇴출 등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며 “기업들은 기술혁신으로 낡은 것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창조적 파괴’를 활발히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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