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유예 연장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수많은 가정의 경제 사정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나온 법이다. 비록 세입자들이 집세를 제때 내지 못하더라도 임대인이 함부로 강제 퇴거를 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다. 그러나 31일이 시한으로, 만약 이 법이 연장되지 못할 경우 수많은 세입자가 퇴거 위기에 놓인다. 그런데도 연장되지 못한 배경에는 민주당과 백악관의 무관심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로이터는 "이번 사태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을 이유로 의회에 퇴거유예 연장을 요청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30일 코로나19 퇴거유예 시한을 10월 18일까지 연장하기로 하는 안을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성공하지 못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지나치게 촉박하게 법안 연장을 요구해, 처리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 연장의 필요성을 뒤늦게 알았다는 점도 시민들의 분노를 부추기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전례 없는 토요일 의원소집에 상원의원들이 바이든의 인프라 법안 패키지를 처리하는 데 골몰하는 동안 원내 발언을 통해서 "우리는 세입자의 생존위기가 달린 이 법안의 시한을 겨우 몇 시간 남겨두고 이를 알았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일단 주와 지방정부에 긴급 임대료 지원 자금 지출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즉각 밟으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