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에서 발생한 이모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에 대해 국방부 합동수사단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또다시 선임병들이 후임병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피해자가 올해 초 비행단에 신병으로 전입해 온 뒤 약 4개월간 가혹행위가 지속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폭로된 주요 가혹행위는 △폭언·욕설 △구타·집단폭행 △성추행 △감금 △전투화에 알코올 소독제 뿌려 불 붙이기 △공공장소에서 춤 강요 △헤어드라이어로 다리 지지기 등이다.
여기에 해군과 육군에서도 성범죄가 끊이질 않으면서, 군 자정 능력 한계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지난 4월 해군사관학교에서 근무하던 A병장이 여자 생도 기숙사에 몰래 침입했다가 발각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해에는 신병을 훈련시키는 해군교육사령부 교관 부사관 2명이 근무시간에 불륜을 저질러 강제전역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 28일, 육군 준장이 부하 직원을 성추행해 재판에 넘겨졌다. 군 장성 성범죄 사건은 3년 만으로, 2018년 7월 해군 준장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하려다 구속됐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공군 여 부사관 성추행 피해 사망사건 이후 운영된 군내 성폭력 특별신고 기간(6월 3~30일)에 발생했다.
군 자정 능력 부재가 명확해졌지만, 국방부는 여전히 국회 국정조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모 중사 사건 발생 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군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군 자정 의지를 믿고 있다. 자신에게 맡겨달라"고 국정조사를 거부했다. 국방부는 여전히 서욱 장관의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육·해·공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성폭력 사건으로 군 자정 능력에 대한 신뢰는 또다시 훼손됐다. "믿고 맡겨달라"는 서욱 장관 말도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