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공포 덮친 中증시··· 이틀 새 시총 709조원 증발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상하이·선전 증시는 26~27일 이틀간 2~3% 낙폭을 보이며 시가총액이 4조 위안(약 709조원) 이상 증발했다. 중국 본토 주식(A주) 벤치마크 지수도 곤두박질쳤다. 상하이·선전증시 대형주로 구성된 상하이·선전300지수(CSI300)는 같은 기간 6.6% 넘게 하락하며 5000선이 붕괴됐다. 기술주, 소비주, 대형주, 중소형주 가릴 것 없이 일제히 동반 하락했다. 중국 증시 대장주 구이저우마오타이도 힘을 못 썼다.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곡선을 그리며 주가는 14% 가까이 빠졌다. 기술주의 대명사인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도 27일 하루에만 8% 넘게 폭락했다.
28일에도 개장하자마자 2%대 낙폭을 기록한 중국증시는 오후장 들어 서서히 낙폭을 줄여갔지만 반등엔 실패했다.
지난 주말인 24일 중국 정부가 내놓은 사교육 기업에 대한 초강력 규제 폭탄이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후에도 음원스트리밍·음식배달 플랫폼 등 자국 기업을 옥죄는 전방위적인 강공책을 연일 꺼내들었다.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퇀 등 중국기업이 대거 상장된 홍콩 증시도 '규제 직격탄'을 정통으로 맞았다. 홍콩항셍지수는 지난 26~27일 이틀간 8% 넘게 하락했다.
중국 규제 리스크는 미국 주식시장으로까지 번졌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형주 98개 종목 주가를 따르는 나스닥 골든 드래건 차이나 지수는 최근 3거래일 동안 19% 이상 급락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시가총액도 8290억 달러(약 957조원) 증발했다.
中 채권·외환시장에서도 외국인 이탈 가속화
규제 쇼크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은 중국 채권, 외환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쳤다.위안화 가치는 석달여 만에 최저치까지 내려앉았다. 27일 역내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치솟으며 약 3개월 만에 6.5위안 선이 뚫린 것이다. 위안화 환율이 올랐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내렸다는 의미다.
중국 국채 수익률도 오름세를 보였다. 중국 상하이 채권시장에서 10년물 중국 국채 수익률은 27일에만 3.50bp(bp=0.01%) 오른 2.9050%를 기록했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중국의 규제 리스크가 어디까지 더 확대될지 미지수라는 점에서 당분간 중국 금융시장은 외국인 자금 이탈로 요동칠 전망이다.
다이밍 화천자산관리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에 "규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현재 주식 가치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없다"면서 "과거 시장은 특정 산업을 대상으로 한 정상적 규제를 기대했지만 지금은 정부가 필요하다면 한 산업 전체나 일부 선도 기업을 죽여버리는 것도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