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합병 심사보고서를 지난주 KT스카이라이프에 발송하고 의견을 요청했다.
이는 전원회의에 심사 결과를 상정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다. 다음 달 중 전원 회의에서 심사 결과를 상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위는 KT스카이라이프뿐 아니라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심사 결과를 도출한다.
업계에선 이번 인수·합병이 조건부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기존 현대HCN 사업 권역에서 KT 그룹으로의 지배력 전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건이 부과될 것으로 본다. 앞서 공정위가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 인수와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인수를 승인한 만큼 형평성을 고려해 승인을 거부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현대HCN 인수를 완료하면 KT그룹은 인터넷TV(IPTV), 위성방송, 케이블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미디어 플랫폼 영역 전반에 걸친 채널을 확보하게 돼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된다. KT는 지난해 1월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하는 등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로 전환하기 위해 그룹 내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인수·합병이 최종 마무리되면 KT 계열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인수 이후 35.47%에 달하게 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KT 계열 점유율은 31.72%다. 특정 사업자가 시장 점유율 3분의1을 넘지 못하게 했던 유료방송 합산 규제 폐지 이후 처음으로 이를 넘어서게 된다.
LG유플러스 계열(25.16%), SK브로드밴드(24.65%)를 10% 포인트 이상 격차로 따돌리게 된다. KT 계열 유료방송과 현대HCN 가입자를 합친 수는 지난해 기준 약 1226만명에 달한다.
공정위가 인수·합병을 승인하면 유료방송 시장 재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각각 LG헬로비전, 티브로드를 인수한 데 이어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인수해 이동통신 3사의 케이블TV 인수 작업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현재 케이블TV 빅5 중 딜라이브와 CMB만 남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