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그들이 직접 고른 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영화 속 한 장면과 그 안에 담긴 의미, 영화에 얽힌 일화 등을 이야기하는 꼭지다. 이번 주인공은 영화 '랑종'의 싸와니 우툼마다.
영화는 태국 이산 지역의 작은 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파운드 푸티지(실재 기록이 담긴 영상을 누군가 발견해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가장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 형식으로 사실적인 연기와 묘사가 인상 깊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밍'에게 붙은 악령을 쫓으려 하는 장면이에요. 그 장면에서 '밍'이 뿜는 에너지가 대단했고 그 덕에 저도 더욱 몰입해 연기할 수 있었죠."
싸와니 우툼마가 뽑은 명장면은 '님'이 악령이 깃든 '밍'을 위해 퇴마 의식을 치르는 장면이다.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던 '밍'은 신을 받아야 할 운명을 거부하다가 결국 악령에 사로잡히고 만다. '님'은 '밍'을 위해 가족들과 퇴마 의식을 준비하고 오래 정성 들여 그를 위하고자 한다. 태국의 이국적 정취와 무속 신앙이 신비롭고 이색적인 공포를 안겨주는 장면이자 '님'의 애절함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밍'이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강한 힘이 느껴지더라고요. 대단한 장면이었던 거 같아요. 현지 팀이 찾아낸 장소며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연출이 '랑종'이 원하는 분위기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현지 팀과 배우들에게 고맙고 칭찬해주고 싶어요."
그간 TV 드라마나 연극, 독립영화 등에서 활동했던 싸와니 우툼마는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랑종'과 만나며 사실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태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이름을 알리게 됐다. 스스로 "'랑종'은 제게 중요한 계기가 될 작품"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 관객들이 영화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영화의 이야기가 관객과 소통이 잘되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을 끌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관객들이 느끼는 모든 소감과 생각은 전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추격자'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제작하고 '셔터' '피막'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은 '랑종'은 지난 14일 개봉해 4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역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영화 중 최단기록이자 공포 분야 흥행작 '곤지암'에 견주는 돌파 속도를 기록하며 여름 극장가에 신들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국제 경쟁 부문 '부천 초이스' 중 장편 부문에서 작품상을 받은 데 이어 아시아, 유럽, 영미권까지 해외 50개국의 판매를 확정 지으며 전 세계의 열띤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