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최대 화두는 ‘디지털 전환’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들은 일제히 경영전략 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금융지주 및 은행들의 공통 키워드는 '디지털 전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디지털 경쟁력을 키워야 살아남는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다양한 업종에서 과거 영광을 누렸던 거대 기업 중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진 사례가 많다”며 “디지털 시대의 주역인 MZ세대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KB 고유의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늘 ‘혜택, 편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No.1 금융플랫폼’으로 인정받도록 전 경영진들이 결기를 가지고 속도감 있게 실행해 나가자”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디지털 전환을 앞당길 키워드로 ‘공감’을 제시했다.
진 행장은 “공감의 출발은 메타인지로 자기 객관화를 거친 나로부터 출발한다”며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에 구성원들의 공감이 이루어진다면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 갈수 있다. 변함없는 우리의 사명은 고객중심이고, 고객중심은 고객의 니즈와 상황에 공감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디지털 기업으로 가는 길이 멀게 느껴지지만, 공감을 통해 시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혁신의 성격이 강한 룬샷 조직과 기존 업무를 담당하는 프랜차이즈 조직이 각자의 역할을 다함과 동시에 공감을 통한 균형을 맞춰야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IBK기업은행 윤종원 행장도 '전국 영업장 회의'를 개최하고 하반기 주요 전략 방향으로 '디지털전환 가속화와 혁신금융 성과 창출'을 꼽았다.
윤 행장은 “디지털 전환, ESG경영 등 IBK는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도전에 직면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영업점장이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NH농협금융지주도 '새로운 10년을 위한 미래기반 구축'을 하반기 전략목표로 설정하고, '핵심 경쟁력 확보, 사업 경쟁력 강화, 경영기반 내실화'의 3대 부문과 '고객체감 올 디지털(All-Digital) 구현, 신뢰받는 E.S.G 경영체계 구축' 등 7대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지난 10년의 성장과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유례없이 빠른 경영환경 변화와 다양한 위기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와 세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기”라며 “변화와 혁신을 통한 시장 경쟁력 제고로 농협금융 본연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고, 국민과 농업·농촌에 기여하는 새로운 10년으로 거듭날 것”을 당부했다.
◆ESG 경영 강화 및 MZ세대 소통도 강조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올해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나섰다. ESG는 투자 의사 결정 시 사회적책임투자 또는 지속가능투자 관점에서 기업의 재무적 요소들과 함께 고려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 판단하던 과거와는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 등 비재무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해 평가하는 식이다.
KB금융지주는 ESG경영 및 고객 중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윤종규 회장은 “환경과 사회, 주주 및 고객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ESG경영을 한층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며 “겸허한 마음으로 고객을 섬기며, 고객과 더불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신뢰와 정직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갖추고 ‘고객의 행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그룹의 미션을 가슴에 새기고 실천해 나가자”고 말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도 “ESG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현장에서 ESG 활동을 실천하고 윤리경영을 준수해 ‘금융사고·부패 제로(Zero)’를 달성하자”고 강조했다.
올해를 ESG경영 원년으로 선언한 우리금융그룹도 하반기 ESG경영의 속도 역시 더욱 가속화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새로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목표로 ‘플랜 제로(Plan Zero) 100(탄소배출 제로, ESG금융 100조원 지원)’을 선언했다.
우선, 기후변화가 범국가적 차원의 시급한 아젠다라는 판단 아래 탄소중립을 위한 그룹 차원의 대응으로 오는 2050년까지 그룹 자체의 탄소배출량은 물론,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배출량의 제로(Zero)화를 제시했다. 또한, 오는 2030년까지 ESG상품·대출·투자 및 ESG채권 발행 등 ESG금융에 100조원을 지원하겠다는 구체적인 정량목표도 내놨다.
MZ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한 곳도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경영전략회의에서 MZ세대와의 소통 및 기업문화 혁신에 대한 구정우 교수의 강연을 듣고 “MZ세대는 이제 그룹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이끄는 주축 세대인 만큼,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지방은행은 ‘지역밀착경영’ 다짐
지방은행들은 디지털 전환, ESG에 더해 지역밀착 경영도 언급하는 모습이다.
광주은행의 경우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지역밀착경영과 포용금융 실천 △영업력 강화를 통한 기초체력 확보 △선제적 건전성 관리 주력 △경영 효율성 제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중점 추진전략으로 탄탄한 내실경영 강화를 제시했다.
송종욱 광주은행장은 “테이퍼링 및 금리인상, 코로나19 장기화 등 경영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우려되는 하반기 상황에 대응해 건전성 관리 강화, 자산포트폴리오 점검 등 선제적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금융시장 전반의 구조변화와 그 대상인 고객의 변화에 맞춰 변화와 혁신을 거듭해 나가야 한다”며,“언택트 문화와 디지털기술의 발전이 강조되는 시대이지만 그 속에서도 고객의 감정과 온도를 전하는 휴먼터치 기술과 지역민·고객의 소통에도 집중하며 지역밀착경영과 포용금융을 실천해나감으로써 지속가능한 100년 은행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자”고 말했다.
BNK부산은행은 저금리·저성장 및 디지털·언택트 경영환경 아래 조직 내부 효율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또한 올 하반기에는 하반기 주요 목표로는 △다방면의 수익성 개선 실천 △안정적인 조달구조 확보 △건전성 관리 추진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