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 화재사고 불구 연임 2기 순항···롯데그룹 화학부문 발전 견인

2021-07-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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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을 이끄는 김교현 사장은 1984년 입사 이후 올해까지 40년 가까이 회사를 지켰다.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이 1976년 설립됐음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회사의 성장과 번영의 순간을 모두 함께한 산증인이라 할 수 있다.

중앙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여수 공장에서 엔지니어 실무를 시작한 그는 폴리프로필렌(PP) 프로젝트, BTX 공장 증설, 폴리에틸렌 증설 등 여러 사업을 수행하며 석유화학 산업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풍부한 실무 경험을 축적했다.

김 사장은 2014년 부사장을 거쳐 2017년 사장으로 선임됐다. 사장직을 맡은 이후 그는 현장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글로벌 신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롯데그룹 내 석유화학 사업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결과 2018년 말 롯데그룹 화학계열사를 총괄하는 화학BU(Business Unit)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다만 최근 실적은 좋지 못했다. 사장 선임 초기였던 2017년과 2018년 롯데케미칼의 매출액은 각각 15조8745억원과 16조731억원으로 순조로운 성장을 보였으나 2019년에는 15조1235억원, 지난해에는 12조2230억원으로 하향세를 기록했다. 특히 연임이 결정되던 시기였던 지난해 직전연도 대비 매출액이 19.18% 줄었다.

또한 영업이익은 2019년 1조1073억원에서 지난해 3569억원으로 67.77% 급락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7567억원에서 1753억원으로 76.83%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실적 부진은 같은 해 발생한 대산공장 화재사고의 영향이 컸다. 화재사고로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생산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2000억원 규모의 일회성 손실을 실적에 반영해야 했다.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 사장을 재신임했다. 당시 롯데그룹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임원의 대규모 교체를 예고했기에 김 사장의 거취가 불투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연임에 성공했다.

이는 롯데케미칼이 마주한 현안들을 안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그룹 내에서 화학 전문가인 김 사장의 전문성을 고려해 재신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사장으로서는 올해부터 시작되는 임기 2기에서 실적을 회복하고 롯데그룹의 화학 부문의 발전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가 맡겨진 셈이다.
 

지난해 화재사고 이후 가동을 재개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실제 올해 김 사장의 연임 2기부터 롯데케미칼에서 상당한 변화의 흐름이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월 앞으로 3년 동안 5000억원 이상을 안전·환경 부문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특별 안전환경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화재로 가동이 중단됐던 대산공장을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가동한 직후 단행된 조치다.

대책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안전·환경 체계 고도화를 위해 각 사업장 안전·환경 전문 인원을 약 2배 이상 확대한다. 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 운영을 통해 사업장 안전·환경의 신뢰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동시에 안전·환경 제도 개선을 통해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대해서는 성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내부 임직원의 역량강화를 위해 공정안전을 위한 기술 과정을 개발하고 의무화해 사내전문가를 지속 양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장 간부의 안전·환경 자격도 의무화한다.

김 사장은 "안전·환경이란 화학회사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업의 본질' 그 자체"라며 "안전·환경이 담보되지 않는 사업과 성과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고, 특히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사업장은 성과를 불인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안전·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어떤 사소한 타협도 없을 것"이라며 "올해를 '가장 안전한 기업의 원년'으로 삼아 안전·환경 강화대책을 추진해, 인류사회에 이바지하는 친환경 화학소재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사장은 올해 2월 롯데그룹 화학BU장으로서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 6조원과 탄소중립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의 '그린 프로미스 2030'을 발표했다. 안정·환경 관련 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이다.

그는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화학BU 내 모든 회사들은 올해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원년으로 삼아 지속 가능한 친환경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고 핵심과제를 펼쳐나갈 것"이라며 "고객, 주주, 사회와 적극 소통하고 공감하며 각 기업의 미래가치 향상이 사회의 긍정적 가치 창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천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 주요 화학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비피화학 등은 친환경 사업 강화, 자원선순환 확대, 기후위기 대응, 그린생태계 조성 등 4대 핵심과제에 약 5조2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롯데그룹 주요 화학계열사는 친환경 협의체를 구성해 각 기업의 전문 분야에 따른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시너지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롯데케미칼은 이달 13일 2030년 탄소중립성장 달성과 함께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을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약 4조4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약 3조원의 매출과 1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다.

이는 지난 2월 김 사장이 발표한 '그린 프로미스 2030'에서 한 발 나아가 수소 사업 목표와 추진방향을 구체화한 것이다.

우선 롯데케미칼은 청정수소 생산을 선도해 2030년까지 60만톤(t)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 중인 부생수소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탄소포집 기술을 활용해 블루수소 16만t을 생산한다. 2030년에는 블루수소(16만t)와 그린수소(44만t)가 혼합된 60만t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지난 5월 충남 대산공장에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인 에틸렌 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 카보네이트(DMC) 생산시설을 건설하겠다고 결정했다. 또 에어리퀴드코리아와 수소 모빌리티 시장 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비슷한 시기 롯데케미칼은 SK가스와 손잡고 수소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해 연내 수소 합작법인(JV)을 세운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사장은 올해 초 시무식에서 "위기와 변화의 시기, 기존의 성공 공식은 더 이상 유효치 않다"며 "올바른 전략을 수립하고 속도감 있게 실행해 지속가능성이 담보된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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