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李, 돈뿌리기 동조” 하태경 “왜곡말라”…野 내홍 조짐

2021-07-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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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번복 논란에 국민의힘 내홍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대구 경북대학교를 찾아 청년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보상 강화를 전제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보도가 나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윤희숙 의원이 이 대표를 “4년 내내 국민을 현혹시킨 ‘전국민 돈뿌리기 게임’에 동조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자, 하태경 의원이 “합의된 내용까지 왜곡했다”면서 반박에 나선 것이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양당 대표 간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는 이번 대선 생각의 전투의 가장 중요한 전선을 함몰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힘 지지자를 꼿꼿이 세우고, 합리적인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가장 날카로운 무기를 망가뜨린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우리 내부 ‘철학의 붕괴’다”고 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 의원이 이 대표의 대선 지휘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표한 셈이다.

윤 의원은 전날에도 “당내 토론도 전혀 없이, 그간의 원칙을 뒤집는 양당 합의를 불쑥 하는 당대표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그는 젊은 당대표의 새로운 정치를 기대한 수많은 이들의 신뢰를 배반했다”고 했다.

조해진 의원도 “나라의 명운이 걸린 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당 대표의 잘못은 당에 타격을 주고, 본인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나아가 정권교체의 희망을 날려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면서 “당의 대표는 토론자가 아니라 당의 운영자고 선거의 진두지휘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뀐 역할과 책임에 이 대표가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하태경 의원이 나서 이를 반박했다. 하 의원은 “이 대표가 밝힌 어제 합의사항의 핵심은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에 추경재원을 우선 집중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그동안 우리당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것으로 큰 성과다”라고 했다.

하 의원은 “여야 당대표간 실제 합의된 내용까지 왜곡하며 침소봉대해서 내부 공격을 가하는 것은 자해정치”라며 “합의의 본말을 전도해 이 대표가 마치 퍼주기식 재난지원금에 전적으로 합의한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유경준 의원도 “조금만 자세히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간 방역지침에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더욱 두텁게 하고 전 국민 대상 지원금은 후 순위라는 내용임을 쉽게 알 수 있다”면서 “여기엔 전 국민을 대상으로 균등 지급하자는 표현은 전혀 없다. 즉, 그간 우리 당이 주장해 온 당론과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유 의원은 “당내 어른은 물론이고 대선 후보들까지 나서서 ‘훈수두기’에 여념이 없다”면서 “변화된 국민의힘을 지지하기 시작한 국민들이 보기엔 당내 어른들의 ‘훈수’는 요즘 말로 ‘꼰대행세’로 비칠 뿐”이라고 했다.

당 한 관계자는 윤희숙 의원을 겨냥, “대선에 출마했는데 관심을 끌지 못하니 당 대표에게 내부 총질해 관심을 끌어 보려는 것 아니냐”며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언급하지 않는 민주당의 프레임만 강화시켜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흔히 요즘 세상에서 얘기하는 ‘관심종자’ 수준으로 말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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