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0일 제주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자신의 지지모임인 '균형사다리' 제주본부 발대식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권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양승조 충남지사에게 구애의 손길을 내밀었다.
정 전 총리는 12일 페이스북에 "양승조 지사를 만나고 왔다. 충청에 대한 사랑, 정권 재창출의 뜨거운 염원을 다시 확인했다"고 적었다. 이어 정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세종시 조성 원안 관철을 위해 20여 일 동안 단식을 강행하던 양 지사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그 단심으로 충청을 대한민국 중심으로 만들어 가리라 믿는다"고 했다.
양 지사는 정 전 총리와 함께 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 경선에 나섰지만, 순위에 들지 못하면서 최문순 강원지사와 함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날 정 전 총리의 움직임은 다음 달 초 민주당 본경선 지역 순회 경선이 충청권에서 시작되는 만큼 본격 '중원 민심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양 지사는 충남지사로서 충남 지역 기반을 확보하고 있어 정 전 총리의 지지율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현재 정 전 총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6%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며 답보상태에 빠져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청은 대선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여야를 막론하고 충청권에서 승기를 잡는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15대 대선에서는 전남 신안 출신인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가 충남 부여 출신인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DJP 연합'을 성사시키면서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후 정치권에서 '충청은 될 사람만 뽑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양 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에서 탈락하면서 앞으로 '캐스팅보트'인 충청 지역의 표심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양 지사는 충남 천안시에서 4선을 하고 현역 자치단체장으로 충남에 지역 기반이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본경선에 진출한 후보들이 양 지사를 향해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모양새다. 정 전 총리에 이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오는 13일 양 지사를 만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1일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추미애·이재명·정세균·이낙연·박용진·김두관 6명이 본경선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