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기회복 자신감 '델타'에 꺾이나

2021-07-1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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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의 빠른 확산이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번지면서, 유럽 경제 회복을 전망했던 이코노미스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1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경제회복 전망 수정해야 하나 우려 커져
최근 몇 달 동안 이 지역 전체에 걸친 대부분의 봉쇄 조치의 해제는 기업 활동, 소매 지출 및 가계 신뢰의 급증으로 이어졌고, 많은 경제학자는 유럽의 성장에 대한 전망을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급격하게 번진 유럽 국가 내 델타 변이 변이는 신규 확진자 중 상당수에서 발견되고 있다.

앞서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4%에서 4.5%로 높였던 유니크레디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에릭 닐슨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탓에 경제 회복이 제 궤도에 올라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다소 불안하다"고 밝혔다. 이어 "또 다른 봉쇄 조치가 나오려면 상황이 상당히 악화해야 하는데, 구글 모빌리티 데이터에 따르면 봉쇄 조치로 이동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독일과 프랑스는 자국민들에게 스페인 여행 자제를 권했다. 스페인은 최근 포르투갈을 제치고 유럽 본토에서 가장 높은 감염률을 기록하고 있다. 관광업의 비중이 높은 스페인에는 상당히 큰 타격이다.

스페인 은행 총재인 파블로 에르난데스데 코스(Pablo Hernande de Cos)는 강력한 성장에 대한 예측은 "여름 이후에 보건 위기가 끝날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한 것"이라고 짚었다. 변이 확산이 이어지면 성장은 다시 위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도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최근 신규감염자가 10배 가까이 늘면서 네덜란드 정부는 식당, 술집, 카페, 나이트클럽 및 라이브 행사에 대한 제한을 해제한 지 불과 2주 만에 다시 시작했다.

키프로스는 또한 지난주 일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률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자 접대와 유흥 장소에서 허용되는 인원수 규제를 다시 도입했다. 한편 포르투갈은 휴가객들이 호텔에 머물거나 많은 지역의 식당 안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고, 음성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스텐 브제스키 ING 매크로리서치 팀장은 "위험이 존재하고 부정적인 모멘텀이 있어 우려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EU의 경제위원인 파울로 젠틸로니는 최근 상향조정됐던 EU의 경제전망 예측은 델타 바이러스에 의한 신규감염 확산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방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대부분의 델타 전염병이 중병에 걸릴 확률이 낮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라고 지적한다. 유럽연합 성인의 44%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쳤으며, 입원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률은 매우 낮다. 신규확진자가 많이 늘어난 스페인 역시 입원율이 여전히 낮으며, 입원 환자의 비율 역시 크게 늘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긴급매입규모 아직 줄일 때는 아냐···인플레 목표는 높여 
이그나치오 비스코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1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점차 경제가 회복되고 유로존의 많은 지역에서 여름 관광이 다시 시작되었지만, 긴급 부양책을 종료할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비스코 총재는 코로나19 경제 위기대응을 위해 나왔던 긴급매입프로그램(PEPP) 축소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모든 수단을 유지해야 하며, 그 이후에야 회의에서 PEPP 축소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로 지역에서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화 및 재정 부양책과 백신 캠페인으로 인한 경기 회복이 결합하면서 물가 상승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비스코 총재는 "유럽 경제에는 여전히 상당한 침체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회복이 이뤄지는 지역도 있지만, 지역별 성장이 고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9일 유럽중앙은행(ECB)이 18년 만에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상향 조정했다. ECB가 통화정책 전략을 변경한 것은 2003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ECB는 1998년까지 2% 아래였던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003년 ‘2% 바로 아래’로 조정한 뒤 지금까지 유지했었다.

ECB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돌더라도 어느 정도 이를 감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물가상승을 일정 수준 용인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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