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그래픽팀]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215만3969명) 이후 386만7960명으로 400만명에 육박한다. 이는 우리나라 2대 도시인 부산의 인구(약 337만명)보다 많다. 사실상 ‘삼성전자=국민주’인 셈이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주가 반등을 이끌기 위해서는 대형 호재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현재 삼성전자로선 향후 전략적 투자를 결정할 ‘키맨’이 없다. 그룹 2인자로 불리는 김기남 DS부문 부회장조차도 지난달 2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서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 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3대 핵심 동력인 TV·스마트폰·반도체 사업 등이 모두 삐걱거리고 있다. 특히 TV의 경우, 올 상반기 출시가 예상됐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99인치형 신제품 출시가 연기됐다. 올해 가을 예정된 88인치형 출시도 기약할 수 없게 되면서 화소 집적도 등 기술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폰 사업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애플 '아이폰12'의 인기가 여전한 가운데 LG전자가 최근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면서 애플과 사실상 협업체제를 구축한 것도 부담이다. 애플은 LG폰 보상판매 혜택을 늘리고 있고, LG전자는 베스트샵을 활용해 아이폰 판매를 지원사격한다.
반도체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업계는 현재 삼성전자의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는데, 향후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은 파운드리(수탁생산) 중심의 시스템 반도체가 주도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대만 TSMC에 밀려 점유율을 쉽사리 늘리지 못하고 있는 데다 이 부회장의 부재로 미국에 예고한 20조원대 투자와 평택 사업장 시설 확충도 요원한 실정이다.
이에 경제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찬성 기류가 거세다. 그런데도 정부는 가석방과 함께 저울질하고 있어, 삼성전자 수뇌부의 고심은 깊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400만 개미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반도체 부문에서 더 큰 이벤트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를 과감하게 추진하려면 이 부회장의 복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